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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진의 포커스 라벨] 올 가을, 가죽아이템으로 '감성 충족'

백유진 기자 기자  2016.09.07 11: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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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옷이나 신발에 붙어있는 '라벨'.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라벨에는 성분이나 재질·관리법 등 제품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각종 정보들이 담겨있는데요. 변화무쌍한 패션·뷰티업계의 트렌드를 중심으로 제품별 라벨을 집중 분석해보려 합니다.

최근 아침과 저녁에는 서늘하고 한낮은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죠. 필자의 경우 낮에는 35가 넘는 폭염에 숨쉬기 조차 답답해 줄곧 잠에서 깨던 한여름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출근길 집을 나설 때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게 느껴질 때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는 슬슬 여름옷들을 정리하고 가을 옷들을 꺼내보려 옷장 문을 열어봤는데요. 계절이 바뀌면 언제나 그렇듯, 옷장은 터져나갈 것 같은데도 지난 가을에 무슨 옷을 입고 다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가을 옷을 쇼핑할 핑계가 생기는 순간이었죠.

옷을 살 생각을 하니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가죽 자켓'인데요. 가죽 자켓은 가을하면 떠오르는 베스트 아이템이 아닐 수 없죠. 이에 최근 가을 시즌을 맞은 패션 브랜드들은 너도나도 가죽 자켓을 메인으로 한 패션 화보를 선보이는 추세입니다.

◆소·양·염소·악어…가죽 재질별 제품 달라 

현재 가죽은 의류뿐 아니라 구두·장갑·신발·가방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가죽의 종류나 가공 방식에 따라 각 제품마다 다른 성질의 가죽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공되지 않은 가죽, 즉 원피는 일반적으로 하이드(hide)와 스킨(skin)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하이드는 소나 말과 같은 큰 동물의 가죽, 하이드는 송아지나 양과 같은 미성숙하거나 작은 동물의 가죽을 일컫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가죽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소가죽이겠죠. 소가죽은 종류에 따라 성우피·중우피·소우피로 나뉘는데 두껍고 질긴 성우피는 구두창이나 가구 등에 쓰이고 질이 좋은 중우피와 소우피는 가방이나 장갑, 의류 등에 사용된다네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가죽은 양가죽과 염소가죽이 으뜸으로 꼽히는데요. 양가죽은 가볍고 오래 사용할수록 촉감이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운 주름이 생겨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냅니다. 그래서 의류나 구두의 안가죽 등에 사용되곤 하죠.

특히 키드스킨(kidskin)라 불리는 새끼염소가죽은 모양이 특이하고 질감이 좋아 고급 구두의 겉가죽이나 장갑용으로 쓰이고, 독특한 패턴을 지닌 악어나 뱀 등 파충류들의 가죽의 경우 핸드백이나 벨트 등 고급 제품을 만드는데 이용됩니다.

◆'가죽 전용 클리너' 무조건적 사용 피해야

이러한 천연가죽의 경우 부드럽고 광택이 좋아 고급스럽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관리도 까다롭다고 알려졌는데요. 타 재질에 비해 가죽이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죠.

특히 천연가죽의 경우 물에 닿게 되면 쉽게 변형되기 때문에 가죽 제품이 비에 젖었을 때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건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수건으로 세게 문지르거나 자극을 주면 변형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고요.

물에 직접 닿지 않더라도 제품을 보관하는 장소의 습도에 따라서도 가죽은 변형될 수 있는데요. 비오는 날은 물론 평소에도 가죽 제품을 보다 까다롭게 관리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죠. 습기가 높은 옷장에 가죽을 방치해서는 안 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주기적으로 꺼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죽에 때가 탔을 경우에는 가죽 전용 클리너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그러나 가죽 전용 클리너라 할지라도 가죽 가공 상태와 오염의 종류에 따라 사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가죽 전용 클리너를 사용하기 전, 먼저 해야할 일은 가죽 표면을 어떻게 가공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입니다. 가죽 표면을 코팅하지 않았거나 코팅이 가볍게 돼 있다면 가죽 클리너를 사용하다 가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경우 가죽전문점에 맡기는 것이 더 효과적이겠죠.

이에 비해 표면이 강하게 페인팅 돼 있는 가죽은 가죽 클리너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가죽 클리너를 이용해 때가 생긴 부분을 가볍게 닦아낸 뒤, 표면에 클리너가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오염의 종류에 따라 수용성·유용성 클리너를 선택해 사용해야 하죠.

◆천연가죽 NO, 인공가죽 YES '비건패션'

최근에는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지면서 천연가죽과 같은 동물성 원료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가죽과 털 등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패션'까지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비건(vegan)은 육류뿐만 아니라 우유, 달걀까지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말인데 이들은 실크나 가죽, 퍼 등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비건 패션의 대표주자는 단연 '스텔라 매카트니'입니다. 동물보호가이자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드니는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천연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패션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인조모피의 위상을 보여주는 'FUR FREE FUR(모피 없는 모피)' 레이블을 새롭게 선보여 동물보호단체들과 비건 패션추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능이 뛰어나면서도 아름다운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죠.

국내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내건 비건패션 브랜드들이 꾸준히 생기고 있다는데요. 이들이 사용하는 인조가죽의 경우 천연가죽에 비해 물이나 습기, 긁힘에 강하기 때문에 관리도 쉬운 편입니다.

더불어 천연가죽과 같은 고급스러움까지 갖출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하니 비건패션업계가 앞으로 더욱 성장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