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높은 하늘과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쳤던 터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어느 때보다 반가운데요. 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전국 구석구석 가을 축제들도 손님을 맞고자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직 1년 중 10월에만 빗장을 열어주는 홍천 은행나무숲을 알고 있나요?
노란 은행나무 2000여 그루가 자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숲은 가을을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로맨티스트, 멋진 사진을 남기고자 하는 사진 애호가들,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려는 가족 등 모든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닌 곳이죠.
이곳은 사실 관광지도, 공원도, 국가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공간도 아닙니다. 순전히 한 개인이 가꿔놓은 정원일 뿐입니다.
도시에서 살던 은행나무숲 주인은 아내가 만성 소화불량 탓에 오랫동안 고생하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삼봉약수가 효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 오대산 자락에 정착하게 됐죠.
남편은 아내의 쾌유를 바라며 넓은 땅에 은행나무 묘목을 하나둘 심기 시작했는데요. 그게 바로 홍천 은행나무숲의 유래입니다. 주인 유기춘씨가 아내를 위해 26년간 가꿨다는 은행나무는 2000그루에 달하죠.
그렇게 3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나무들이 자라면서 해마다 가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란빛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황홀한 풍광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죠.
주인은 가을의 장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2010년부터 1년 중 딱 10월에만 숲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나무숲은 수나무로만 심어져, 이 숲에 있는 모든 은행나무들은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때문에 은행 열매 특유의 고약한 냄새도 찾아볼 수 없죠. 실로 아내를 위한 세심한 배려와 사랑으로 꾸며진 멋진 숲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을, 특히 추석명절이 지나면 이혼율도 증가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수 있는데요.
통계청의 이혼 관련 조사에 자료에 따르면 설 명절 직후인 3월과 추석 명절 직후인 10월에 명절 스트레스로 인한 이혼율이 크게 높았습니다. 이혼에 대한 상담을 받는 사람들도 평소보다 약 2배 정도 증가한다고 하죠.
명절 때 발생하는 시댁과의 갈등이나 또는 제사를 위한 각종 가사 노동으로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 명절 이혼율도 증가한다는 분석이 따릅니다.
무엇보다 수시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가정 문제가 명절 스트레스와 함께 폭발하면서 이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명절 이혼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서로의 처지에서 생각해주는 자세가 중요한데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위안을 받을 수 있죠.
그러고 보니 올해 추석이 벌써 다음 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한가위가 행복한 시간으로만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명절을 보낸 후 다가오는 10월에는 홍천 은행나무숲 길을 방문하는 건 어떨까요?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랑하는 이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느껴볼 수 있을 겁니다. 웅장하게 늘어선 200그루의 은행나무가 펼치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