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열렸던 브라질 리우올림픽은 지난 8월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22일 폐막식에 이르기까지 총 17일간 28개 종목에서 경기를 치렀다.
대회 참가국은 총 206개국으로 참가 선수들만 1만903명에 달했다. 하지만 206개국 중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전체 참가국의 28.6%인 59개국에 불과했다. 동메달 1개라도 딴 나라를 다 합해도 전체의 43.5%인 87개국에 머문다.
이 얘기는 참가국 중 119개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어떤 메달도 따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올림픽에 참가해서는 꼭 금메달을 따야만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번 올림픽을 보기 전까지는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올림픽에 나갔으면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메달 가능성이 높은 경기만 무슨 수가 있어도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메달에 상관없이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봐주지 않는 종목에 참여하는 선수들도 나라의 대표로 올림픽에 참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아니 뿌듯했다. 어찌 됐든 메달 가능성이 없는 선수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아닌가? 우리야 그들이 금메달은 따든 안 따든 그냥 그날 조금 아쉬워하면 그만이지만 4년 동안 오직 올림픽만을 위해 달려와 메달을 따지 못한 그들의 심정은 어떨까?
그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일 것이다. 만약 올림픽이 메달을 딴 선수만을 위한 경기라면 각 나라에서 금메달을 포함해 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만 참석해야 할 것이다.
그리 된다면 206개국에서 1만903명의 선수가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100개국 미만의 나라에서 총 메달 수가 974개(단체전 메달 모두 포함하면 2488개)이니 2500여명만 참석하는 엘리트 스포츠가 되지 않을까? 그건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것 같다.
金(GOLD), 銀(SILVER), 銅(BRONZE)은 모두 '金'이 들어간다. 메달 색이 무에 그리 중요한가? 이번 올림픽 에서 한국에 첫 은메달(세계 2위)을 안긴 여자 유도 48kg급의 정보경은 결승전 패배 후 바닥에 주저앉아 울다가 울음을 멈춘 후 그가 한 첫 마디는 "고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고 싶었는데 미안하다"였다.
세계 1위 선수를 이기고 결승전까지 올라가 은메달을 땄는데 무엇이 미안하단 말인가? 그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한 우리가 미안하면 미안했지?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리듬 체조 첫 메달에 도전했던 손연재 선수가 4위를 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가 끝나고 나서 결과에 대한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해 경기를 끝냈다는 사실에, 또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들을 다 보여줬단 생각에 눈물이 났다"며 행복감을 전했다.
이번에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복귀한 이번 올림픽 여자골프 경기에서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대표들은 언제라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세계적인 선수들인데도 어제와 같은 코스에서 경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어제와 오늘 경기 결과가 천양지차였다.
이렇듯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모여 경기를 하는 곳이 올림픽이기 때문에 'TOP CLASS'의 실력 차는 크지 않다. 단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릴 뿐이다. 특히 다른 세계 대회와 달리 4년에 한번씩 올림픽이 열리다 보니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번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확신이 없어 더 긴장하게 돼 올림픽 무대에서 제 실력을 100% 발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무명의 선수가 메달을 따는 이변도 일어난다. 하지만 이는 무명의 선수가 운 좋게 이긴 이변이 아니라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낸다'는 말처럼 항상 지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이번에도 금메달은 따기 보다는 그를 목표로 열심히 훈련한 후배들이 이번에 금메달을 따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마치 올림픽에서 수영종목에서 19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전설의 펠프스 선수와 8년 전 사진을 찍으며 꿈을 키웠던 싱가포르의 조지프 스쿨링 선수가 남자 접영 100m에서 4연패를 노리고 있던 자신의 우상인 펠프스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것처럼 말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는 그들이 걸어온 길 젊음도. 청춘도, 일상의 행복과도 맞바꾼 태극마크 국가대표로 산다는 건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넘어지고 구르고 아파도 버텨내야 한다. 빛나는 별이 되는 그날까지
-KB금융그룹 MBC 리우올림픽캠페인 |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