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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非조선부문?" 조선3사, 신사업 마련 분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애프터서비스 사업 등

전혜인 기자 기자  2016.09.05 17: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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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조선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칼바람이 누그러질 기미가 전혀 없다. 수주절벽을 불러온 저유가·저성장 기조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진다는 분석 아래 한껏 몸을 수그리고 버티기 전략에 돌입한 조선3사는 힘든 와중에도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절벽 사태가 적어도 오는 2018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지난 3월 발간한 '신조선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18~2025년 사이에는 연평균 기본 발주량이 381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까지 올라가며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조선3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상반기 일제히 정부와 채권단에 총 8조4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자구안의 주요 내용은 사업 최적화 및 인력감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비주력사업부문에 대한 분사가 가장 주요한 내용으로, 현재도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조선3사의 자구안은 '버티기'를 위한 계획에 가깝다는 것이 현재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새로 들어오는 수주는 없지만 아직 남아있는 잔량을 가지고 오는 2018년 시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믿고 어떻게든 이겨내겠다는 것. 현재 한국의 수주잔량은 2387만CGT으로,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최대 18개월 이내에 수주량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늦어도 다음해 하반기에는 일감이 바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울산조선소에 있는 11개 도크(선체를 구성하는 선박 블록을 만드는 시설) 중 제4도크를 일감이 없어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1972년 창립한 이후 현대중공업이 일감이 부족해서 도크를 폐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3사는 신사업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다. 비록 자구안을 통해 비주력사업 부문의 사업분사 등 몸집을 줄이고 있는 중이지만 현재 신규 발주를 기대할 수 없는 수주 사업에만 매달리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19일 임시주주총회 자리에서 삼성중공업이 불황 극복을 위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사업이나 O&M(운전 및 유지보수)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박 사장은 "꼭 선박을 우리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고집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주해서 건조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또는 국내 중소조선소에 맡길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전체 프로젝트는 우리가 관리하되 하드웨어는 얼마든지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에 들어가는 엔진을 직접 만드는 엔진기계 사업부문을 갖고 있다. 자구안 내용 중 건설장비 부문 등 비주력사업에 대한 분사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조선과 밀접하게 연관된 엔진기계나 전기전자시스템 등은 분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현대중공업 측 설명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선박 애프터서비스(AS)사업도 지난해부터 시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뿐만이 아니라 그룹사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그룹선박AS센터를 설치, 현재까지 선박 인도 후 1년 동안 무상AS에 머물렀던 것에서 벗어나 그 이후에도 선주들이 요청할 시 현지에 기술자를 파견하고 비용을 받는 유상AS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현지시각) 한·러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국영회사와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러시아 조선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현재 검찰의 칼끝이 향해 있어 다른 회사들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은 대우조선해양 역시 새로운 사업동력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은 자회사를 이용해 러시아의 조선소 현대화사업 추진 중 일부인 즈베즈다 조선소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