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9.04 11:46:40
[프라임경제] 냉전시대 소련의 영향을 받아 40도 가까운 독한 보드카를 들이키던 베트남 사람들. 하지만 이제는 상대적으로 순하고 깔끔한 한국식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또 원래는 '섞어 마시는' 풍습이 없었지만 멋쟁이들은 맥주잔에 소주 한잔을 빠뜨려 마시기도 한다. 이들이 한국식 소주 그리고 '소맥' 폭탄주를 즐기게 된 건 한류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편에는 한국 주류 기업인 하이트진로의 진출 노력이 깔려 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도 중심가인 '쭉바익' 거리에서 한국식 주점 문화가 실험에 들어갔다. 팝업스토어인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이 오픈해 현지 젊은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관광지로 유명한 '호안끼엠'과 하노이의 가장 큰 호수인 '서호' 사이에 위치한 쭉바익은 베트남 중산층과 트렌드세터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동네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을 통해 현지인 젊은이들에게 한국 술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지 음원차트 1위 가수인 하리원씨를 초청, 공연을 진행해 수많은 인파를 불러모은 바 있다. 이 공간은 평소에도 베트남 유행가와 한국 노래가 번갈아 나오는 것을 들으며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드라마 등에서 등장한 여러 공간과 생활 습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달픈 일이든 좋은 일이든, 포장마차에서 동료나 연인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내일을 기약하는 삶의 원동력으로 녹여내는 한국식 문화에 대한 동경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을 향후 해외진출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육성하려는 하이트진로로서는 현지에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프로모션만 하는 게 아니라, 문화 수출까지 함께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이에 따라 진로24 칵테일바와 한국소주문화와 접목된 프로모션팀을 운영하는 등 한국형 음주문화 접목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진로소주클럽은 11월까지 약 100일간 운영된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 소주팝업 스토어 이슬포차를 지난 3년간 수차례 운영한 바 있어 노하우 축적도 어느 정도 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트렌드 세터들에게 한국의 주류문화를 소개해 현지인 고객층을 확대한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단순히 주류 상품을 알리고 문화를 이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 것도 추진된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한국식 프랜차이즈 식당 오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위한 예비단계로 진로소주클럽을 통해 한국의 대표 소주인 참이슬과 진로의 브랜드를 현지인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프랜차이즈를 통한 한국 주류와 음식·안주 등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소개하는 하이트진로의 '한국식 주류문화 체험 브랜드'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