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악조건 속 제과업계 순위가 매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국내 제과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제과와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오리온이 자존심을 건 행보를 잇고 있다.
롯데제과를 선두로 △오리온 △해태제과식품 △크라운제과 빅4가 시장 과반을 점유, 과점체제를 이루는 국내 제과업계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
지난 2014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열풍을 대체할 신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주 소비층인 아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다양한 대체재 증가 등으로 국내 제과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자 과대 포장 '질소 과자' 논란과 일부 업체의 거듭된 가격 인상에 등 돌린 소비자들로 인해 수입과자시장만 더욱 선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외국 제과 브랜드와 외식 업체 간 경쟁 심화 우려, 원자재 가격불안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하며 국내 제과업계 경영 여건이 악화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국내 제과시장 규모가 수년째 3조원대에서 퇴보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제과 국내매출↑, 오리온 해외매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롯데제과의 매출액은 2013년 1조6101억원에서 지난해 1조7751억원으로 매해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87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4억원(2.3%) 감소한 추세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도 20.4% 하락하며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2014년대부터 20%를 웃돌았던 해외매출 비중도 올해 6월 말 기준 19.6%로 다시 10%대로 하락했다.
오리온의 경우 2013년부터 매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4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29.7% 떨어졌다.
빅4의 2분기 합산 매출액 또한 92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합산 영업이익도 6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매해 인건비 상승과 경쟁 심화로 각종 할인행사 등 매출총이익은 줄지만, 판매관리비의 증가, 악순환 구조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리온은 올 초 이천 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과 제품값 동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타사 대비 매출 감소 폭이 컸다는 설명이다.
2013년(53.7%)부터 2014년(62.7%), 2015년(65.2%)으로 해외매출 비중은 매해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오리온은 별도재무제표상으로는 제과업계 3위이나 해외사업 포함, 종속기업 매출액을 합친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1조1567억원으로 제과업계 1위다.
◆롯데제과, 성장 정체에 직면한 국내 제과산업…해외로 '눈길'
롯데제과의 해외사업은 외형적으로 활기를 띠지만, 성과는 그에 못 미친 형국이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4976억원으로 전년대비 245억원(5%) 줄었다. 또 올 1분기에도 79억원(8%)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제과는 1996년 중국에 첫 현지공장을 세우고 베트남·러시아·파키스탄·카자흐스탄·인도·벨기에에 이어 국내 식품업계 처음으로 아프리카에도 진출, 해외 8개국에 법인을 가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50여개 국가에 껌, 캔디, 비스킷, 초콜릿 등의 제과·빙과류 제품도 수출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주요 해외법인은 △Lotte India △Lotte(China) Investment △Lotte China Foods △Rakhat JSC 등이다.
그중에서도 'Lotte India'는 인도의 제과시장에서 ITC에 이어 인도 남부지방에서 2위의 제과업체로 자리 잡았다.
'Rakhat JSC'는 카자흐스탄 제과시장 M/S 1위 종합제과업체다. 카자흐스탄 제과시장은 CIS 국가` 중 시장 규모 대비 1인당 소비액이 높고 제과에 대한 꾸준한 수요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양사의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 교류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중"이라며 "자동화 설비 도입을 통한 원가절감과 새로운 라인 투자로 CIS 전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의 역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지지부진한 실적에도 해외법인에 웃는 '오리온'
오리온의 올 2분기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과반인 68%에 달한다. 전년동기 대비 국내매출은 2112억원에서 1억원가량 줄어든 반면 해외매출은 343억원(8%) 증가한 4494억원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1.7%포인트 올랐다.
지난 1993년 북경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철저한 시장 분석과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오리온은 2005년 해외 매출 1억달러를 돌파했다.
또한 오리온은 국내 청주·이천·익산에 총 4개 공장을, 해외에서는 중국·러시아·베트남 등에 총 10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미주, 동남아, 중동 등 60여개 이상의 국가에 제과를 수출 중이다.
특히 중국 제과시장 2위 사업자로 거듭난 오리온 중국법인은 매해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기준 1조33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 1997년 20억원 대비 무려 66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좋은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요우(好麗友)파이'로 중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며 파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야!투도우(오!감자)'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단일국가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고 △슈웬(예감) △하오뚜어위(고래밥) △큐티파이(현지명 Q帝派) 등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 6종의 매출 호조로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잇고 있다.
오리온은 앞으로 △집중 성장전략 브랜드 △경쟁전략 강화 브랜드 △잠재적 브랜드 등 제품을 세분화해 중국시장에서 8개 메가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는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귀한 음식이 됐다. 한국의 정(情)과 같은 뜻의 베트남어 'Tinh'을 콘셉트로 활용, 생활 속 에피소드와 '초코파이Tinh' 의미를 연결한 'Tinh Talk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파이시장 1위 브랜드로 등극했다.
러시아에서도 오리온 초코파이는 비스킷·파이 카테고리 1위로 80% 이상의 인지도와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전체 과자시장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위업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