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진해운(117930)이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는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한진해운의 회상 절차 개시 신청서가 제출됐다. 법원은 우리나라 해운업계에 미칠 파장과 관련 산업 종사자 등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한진그룹의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도 올 들어 5계단 추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대기업 집단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1일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31일 기준 대기업 그룹별 상장사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한진그룹 시가총액은 4조3876억원으로 올 들어 2742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3위이던 대기업집단(그룹) 내 시총 순위는 5계단 떨어진 28위로 처졌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시총이 8910억원에서 3040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루 새 관련주 희비도 엇갈렸다.
전날 한진해운에 밀려 국내 2위 선사에 만족해야 했던 현대상선(011200)과 경쟁사인 흥아해운(003280) 등 해운주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투자심리로 급등했다.
현대상선과 흥아해운은 각각 전일대비 25.57%, 10.98% 상승한 9330원, 141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팬오션도 장중 최고 16%까지 오르는 강세였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과 영업 측면에서 중복된 경쟁사들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현대상선과 흥아해운이 각각 원양 노선과 연근해 노선에서 추가로 화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일 현재 오전 10시40분 기준 현대상선은 전일대비 0.64% 하락한 9260원, 흥아해운 6.01% 뛴 150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팬오션은 1.09% 오른 3715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003490)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추가 지원 리스크 부담이 해소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1000%를 상회하는 부채비율로 인한 증자만 들어가지 않는다면 주가는 계열사 자금지원 리스크 축소를 조금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전일대비 각각 3.80%, 2.89% 오름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전 경영인의 책임론으로 부담이 커진 유수홀딩스(000700)는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한진해운의 부실경영에 대한 최은영 전 회장의 책임론이 다시 부상하는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현재 유수홀딩스는 4.55% 급등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한진그룹 전반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한진해운에 대한 주도권이 채권단에서 법원으로 이양되고 기업 회생가능성은 법원의 의사결정에 따라 이뤄진다. 채무상환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법정관리를 졸업하지만 아닐 경우에는 파산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에 따른 후폭풍이다. 수출입과 같은 물류 관련 업종이 위축되고 회사채를 포함해 금융권 각종 채무의 신용도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전염효과도 우려된다.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과 한진칼까지 손실이 확대되며 그룹 전반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