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누구나 취미생활 하나쯤은 있겠죠. 어떤 사람은 운동을 좋아해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또 어떤 사람은 추리소설 등을 보며 머리를 바쁘게 쓰기도 합니다. 그런 대신 지갑을 분주하게 여닫는 이도 있겠죠. '이런 마니아'에서는 현대인들의 여러 수집 취미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소개합니다.
그야말로 전 국민적 아이돌이라고 말할 만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들을 슬쩍 보면 대부분이 익숙한 메신저 화면에서 캐릭터 스티커를 사용하고 있죠.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양복 차림의 회사원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들고 있는 핸드폰 케이스에도 큼지막한 캐릭터가 붙어있습니다. '어피치'니 '샐리'니 하는 귀여운 이름이 붙은 캐릭터들 말이죠.
카카오가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전분기 대비 31만건 증가한 4149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네이버는 메신저 앱 '라인'의 전 세계 사용자 수가 2억명이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메신저 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카카오톡과 라인은 인기를 얻게 된 과정도, 그리고 마케팅 전략도 조금씩 다릅니다.
작은 IT회사에서 어마어마한 기업이 된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 이후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특히 '한국의 인스타그램'이라고 불리는 '카카오스토리'와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가 히트를 쳤죠.
네이버가 야심차게 내놓은 앱 라인은 국내에서는 '네이버톡'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됐으나 큰 호응을 거두지 못하다가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 먼저 반응을 얻은 후 다시 역수입한 형태에 가깝습니다. 라인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네이버웹툰' 등 다른 서비스도 해외에 진출하게 됐죠.
이렇게 다방면에서 가치가 솟은 카카오톡과 라인 서비스들 중에서도 제일 인기를 끄는 것은 바로 캐릭터 상품입니다. 처음 캐릭터가 나온 것은 메신저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에서 더욱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티커 서비스였습니다.
이런 스티커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쪽은 라인으로, 기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던 네이버 웹툰의 관련 캐릭터와 함께 라인만의 마스코트를 만들었죠. 카카오는 그보다 1년여쯤 늦게 자체 캐릭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탄탄한 이용자 수요 덕분에 국내에서는 우열을 가릴 필요가 없는 1인자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스티커 서비스에서 더욱 발전해 직접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고 그런 제품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이용해 판매 중입니다. 게다가 유수의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지는 한정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죠.
예쁘다기보단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표정,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까지 한 이런 캐릭터에 우리 같은 '다 큰 어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카카오프렌즈를 처음 만들 때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은 물론 디자인과 색감도 신경을 썼지만 그것보다 스토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카카오프렌즈는 예쁘거나 완벽하진 않지만 친근하고 저마다 콤플렉스가 있어 인간적인 매력을 가졌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토끼귀를 뒤집어쓰고 있는 노란 얼굴의 '무지'는 사실 토끼가 아니라 단무지라는 것이 콤플렉스죠. 부잣집 출신의 차가운 도시의 개 '프로도'는 사실 잡종이라고 하네요. 가장 마지막에 카카오프렌즈로 합류해 요즘 엄청나게 인기몰이중인 '라이언'은 어디서 봐도 곰처럼 생겼지만 사실 갈기가 없는 것이 콤플렉스인 수사자라고 합니다.
카카오프렌즈가 갖고 있는 이런 인간미 넘치는 설정들 때문에 마치 우리의 진짜 친구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요.
라인프렌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프렌즈가 풍부한 표정과 자체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심을 끌었다면 라인프렌즈는 타 콘텐츠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잘 어우러진 결과죠. 지난 2013년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의 콜라보를 펼쳤는데, 드라마에 등장하는 설정과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겹치면서 특히 드라마가 수출된 중국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라인프렌즈 중 무뚝뚝한 얼굴의 도시 곰 '브라운'과 발랄하고 활기찬 토끼 '코니'의 러브스토리, 그 가운데에서 브라운을 짝사랑하는 병아리인지 오리인지 헷갈리는 캐릭터 '샐리'의 짝사랑 스토리가 특히 인기입니다. 샐리는 원래 브라운과 코니의 서브 캐릭터였는데 치솟은 인기에 힘입어 개인 스티커까지 등장하게 됐죠.
양쪽 다 팬층도 확고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더 귀엽다고 주장하죠. 필자의 경우 원래 단순한 쪽을 좋아하고 제품들이 예뻐서 라인프렌즈를 더 좋아했지만 카카오프렌즈에서 새롭게 태어난 캐릭터 라이언이 너무 귀여워서 라이언으로 살짝 넘어간 상황입니다.
카카오 측에서도 최근 라이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들을 엄청나게 출시하고 있죠. 어떤 친구는 카카오에서 라이언만 너무 밀어주는 것 아니냐고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기도 하더군요.
메신저에서 내 감정을 표현할 때 편안하게 사용하는 스티커에서 점점 나 자신을 대변하고 내 친구처럼 여겨지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친구'는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