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동안 전통적으로 중형세단이 지배해온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최근 들어 RV의 인기가 치솟으며 완성차업체 간 RV 라인업 보강이 치열하다. 그러나 한국GM만 이전보다 더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고 있다. 바쁘게 새로운 모델을 추가하는 경쟁사들 모습과는 딴판인 셈이다.
먼저 △투싼 △싼타페 △맥스크루즈를 보유한 현대차의 경우 RV보다는 세단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소형 SUV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내년 국내 자동차시장에 투싼보다 작은 소형 SUV를 선보이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이미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RV에 강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만큼 레저열풍을 타고 쾌속질주 중이다.
실제로 기아차는 현재 △소형 니로 △준중형 스포티지 △중형 쏘렌토 △대형 모하비로 이어지는 SUV 풀 라인업은 물론, 승합차 모델인 카니발과 카렌스를 포함해 총 6개의 RV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티볼리 브랜드와 코란도 브랜드를 가진 쌍용차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RV 명가답게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재 쌍용차의 RV라인업은 티볼리를 비롯해 △티볼리 에어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C △코란도 투리스모 △렉스턴 W. 여기에 쌍용차는 현재 티볼리의 흥행에 힘입어 기존 렉스턴 W의 후속 차량이자 프로젝트명 Y400으로 알려진 모델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달리 한국GM은 지난 6월 쉐보레 RV 라인업을 대표하는 캡티바의 신형 모델을 선보였지만 신차효과는커녕 한국GM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캡티바는 GM대우 시절 발표한 윈스톰 이후 이렇다 할 완전변경 없이 지속적인 부분변경과 연식변경만을 단행하며 10년을 버텨온 모델이다. 따라서 완전변경을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 아쉬움과 실망만을 안겼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6 캡티바는 풀 체인지를 진행하지 않은 점이 차량에 대한 주목도를 낮췄고, 사골이라는 오명만 얻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는 캡티바의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이 하반기에 RV 라인업에 해당되는 신차 출시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다른 업체들은 SUV 출시 혹은 출시 예고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다양해진 SUV 모델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부분이 캡티바 부진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하반기 캡티바를 포함한 자사 RV라인업의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소형 SUV시장에서도 한국GM은 트랙스를 앞세워 제일 먼저 해당 세그먼트를 개척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7월까지 트랙스의 판매량은 6029대에 그친 반면, 경쟁차종인 쌍용차 티볼리와 QM3는 각각 3만2378대, 7139대가 팔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한국GM의 올란도만이 MPV(다목적차량)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1월부터 7월까지 총 7826대가 판매된 올란도는 월평균 1118대에 이른다. 아울러 이 기간 올란도의 시장점유율은 8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도 업계에서는 하반기 새로 투입된 2017년형 카렌스가 시장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아차는 앞서 지난 7월 그동안 빼앗겼던 점유율을 되찾는 것은 물론, 국내 미니밴시장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신형 카렌스를 내세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차와 관련된 지식 역시 많이 높아진 만큼 애매한 상품성 개선으로는 경쟁사에 밀리는 것은 물론, 도태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디자인은 물론, 성능, 가격 등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춰야만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중형 SUV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