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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UI' 넘어 '음성 UI' 시대…SKT, 음성인식 AI '누구' 출시

이용고객 많아져야 인식률 올라…파격할인 프로모션으로 초기고객 확보 총력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8.31 15: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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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리아, 내일 아침 7시 알람 맞춰줘." "네, 내일 아침 7시 알람 설정했습니다."

말 한마디로 기계가 스스로 알람을 맞추거나 분위기 있는 노래를 추천하는 영화 속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스마트폰에서 활용되는 '터치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넘어선 '음성인식 UI'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은 3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NUGU)'와 전용 기기를 공개했다.

'누구'는 고객이 전용 기기에 대화하듯 말하면 고도화된 음성인식 기술과 AI 엔진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수행하는 서비스다. AI 플랫폼과 음성 입출력이 가능한 전용 스마트기기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해 박일환 SK텔레콤 디바이스 지원단장은 "과거 키보드에서 마우스로, 이후 터치로 입력방식이 진화하며 우리의 일상이 크게 변했다"며 "'누구'를 위시해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이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가는 AI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터치 UI보다 편하고 인간적인 '음성 UI' 주목

'누구'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한 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스마트홈 등과 연동해 △조명, 제습기, 플러그, TV 등 가전기기 제어 △음악 추천 및 자동 재생 △날씨, 일정 등 정보 안내 △스마트폰 위치 찾기 등 다양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신나는 음악을 틀어줘"라고 말하면 경쾌한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 재생해주며, 음악 정보를 물으면 가수, 제목 등을 답해준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음성인식 및 자연어 처리엔진 등 소리와 관련된 선행기술 개발에 주목했다. 내부적으로 소리와 관련된 원천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게 제기돼 관련 인력도 많이 보강했다.

박일환 지원단장은 "UI는 결국 기계와 인간이 대화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라며 "터치 UI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은 지난해 13억~15억대 규모로 시장을 형성했는데, 터치 UI보다 음성 UI가 더 자연스럽고 디바이스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터치 UI가 논리적, 객관적, 정확성을 가졌다면 음성 UI는 보다 감성적이고 예측불가해 인간과 비슷하다는 측면이 있다"며 "감성적인 UI라 이용자가 재미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신뢰와 우정이라는 가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번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를 통해 감성적 측면을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누구'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은 개발 과정에서 여러 성우들의 목소리를 테스트해 가장 감성적이라고 판단된 목소리로 채택했다.

아울러 LED 조명을 달아 사람이 '팅커벨' '아리아' 등 이름을 붙여 부르면 불이 켜져 '누구'가 음성에 반응하는 것을 시각화했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현재는 20대 후반의 비서 느낌이 나는 여성 목소리만 지원되지만 추후 남성 목소리, 아이 목소리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딥러닝 기능 탑재…이용자 늘수록 대화 편해져

'누구'는 성장형 인공지능 서비스 형태로 개발됐다. 음성인식 기술에 딥 러닝(Deep Learning)을 접목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진화하도록 구성한 것. 이에 따라 이용 고객 수와 빈도가 늘수록 '누가'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이 증가해 인식률이 높아진다.

이에 대해 박명순 원장은 "최소 주 단위로 이용자들의 이용현황에 대한 데이터를 종합해 '누구' 소프트웨어를 자동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누구' 전용 디바이스(제조사 하젠) 가격은 24만9000원이다. SK텔레콤은 초기 고객 확보가 '누구' 서비스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해 10월말까지 '누구' 디바이스를 60% 할인된 9만9000원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11월부터 12월 말까지 2차 이벤트를 열어 14만9000원에 판매한다.

구매는 온라인숍 '11번가'에서 가능하며, 오프라인 판매는 하지 않는다. 다만 서울 시내 30여개 T프리미엄샵에서 체험할 수 있다. 현재 '누구' 디바이스는 원통형 디자인의 가정용 스피커 형태지만 추후 차량용, 웨어러블,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접목할 예정이다.

한편, '누구'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플랫폼의 업그레이드만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인터넷 쇼핑, 배달 음식 주문 등 커머스 △T맵 연계 실시간 빠른 경로 안내, 간편 지식 검색 등 생활 정보 △인터넷라디오 재생, 뉴스·구연동화 낭독과 같은 미디어 등 고객 선호에 맞춘 다양한 기능을 '누구'에 순차적으로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누구'의 핵심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외부에 공개하고 'T디벨로퍼스(T Developers)' 프로그램 등 외부 개발자와의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해 '누구'의 연계 서비스 개발을 공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