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08.30 18:03:57
[프라임경제] '탈(脫)통신'을 표방하는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색다른' 플랫폼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금융업계는 물론이고 아이디어만 있다면 중형·소형·벤처업체 가릴 것 없이 협력자 모드로 돌입할 태세다.
기존 소스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고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앞세워 사업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특히나 콘텐츠에 전략을 집중해 다연계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KT, 쌍방소통 MCN으로 페이스북 상대
30일 KT(030200·회장 황창규)는 모바일동영상플랫폼 'dovido(이하 두비두)'를 공개했다. 두비두는 기존 출시된 무수히 많은 플랫폼과 달리 누구나 'How to(하우투)'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제작해 올릴 수 있고, 시청자는 동영상 속 상품을 두비두를 통해 구매할 수 있게 한다는 콘셉트다.
기존 KT의 모바일동영상플랫폼을 대표했던 '올레tv모바일'이 방송콘텐츠나 영화 등 전문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를 사용자가 시청하는 일방소통 방식이었다면, 두비두는 시청자가 제작자도 될 수 있는 쌍방소통 MCN(멀티채널네트워크·1인 방송)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김훈배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장은 "MCN을 위한 '비디오커머스' 플랫폼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플랫폼의 경쟁상대를 국내 플랫폼이 아니라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타깃으로 설정했다.
강민호 KT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거대한 플랫폼 사업자 선점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할 것"이라며 "인스타그램처럼 새 트렌드에 맞는 가치를 만들면 가능한데 두비두는 '동영상판 인스타그램'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1000만 사용자 확보를 목표로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며 향후에는 북미, 유럽 등에도 진출해 2020년 2억명 이상 가입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출시는 지난해 말 황창규 KT 회장이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플랫폼사업기획실을 신설하고 CEO 직속으로 배치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데서 비롯됐다. 당시 황 회장은 통신사업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할 플랫폼사업의 가능성을 발굴하고자 외부인사까지 영입했다.
◆SK텔레콤 '개방형 플랫폼' 전략…유저 기반 확대
장동현 SK텔레콤(017670) 사장 역시 취임 후 플랫폼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생활가치플랫폼, 미디어플랫폼, IoT(사물인터넷)서비스 플랫폼 등 3대 차세대 플랫폼 계획에 따라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1월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모바일동영상플랫폼 '옥수수'를 출시했는데 당시 SK텔레콤도 플랫폼분야 종사자를 새로 영입해 옥수수를 완성했다. 이후 케이블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를 카드 삼아 옥수수를 중심으로 콘텐츠사업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무산됐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무산됐지만 앞으로도 옥수수 콘텐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현재 SK텔레콤 모바일동영상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새로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개방형 플랫폼 전략은 SK텔레콤 가입 고객으로 제한됐던 서비스를 다른 통신사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없애 플랫폼 사용자 기반을 넓힌다는 데 목적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가입자 1800만명에 하루 이용자 220만명에 달하는 네비게이션 서비스'T맵'을 모든 통신사 이용 고객에 무료 제공키로 했다. 이달 22일엔 차량공유업체 쏘카에 T맵을 심어 커넥티드카 구현에 한발 다가섰다.
이외에도 통화 플랫폼 'T전화'를 모든 이용자에게 개방해 6월 말 기준 가입자 970만명을 확보했고, 제휴할인 서비스인 'T라이프',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베리'도 국민 전체에 개방했다.
한편, SK텔레콤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국에 'T전화' O2O 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자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연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도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 생체인증 플랫폼 10월 구축 앞둬
LG유플러스(032640·부회장 권영수)는 IoT플랫폼, 미디어플랫폼 비디오포털, 생체인식 플랫폼, 생활밀착 플랫폼 페이나우샵 네 가지 플랫폼 전략을 설정했다.
'5000만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취지라 '파이브-오(FIVE-O) 전략'으로 불린다.
LG유플러스의 IoT플랫폼은 oneM2M기반 플랫폼 상용화와 표준에 기반한 국제 협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IoT시장에서 제조사, 통신사 등 이해관계자 간 협업 및 생태계 구성이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동영상플랫폼 '비디오포털'은 차세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VR(가상현실) 콘텐츠에 크게 주목해 VR예능, VR스포츠, VR게임 등 최다 콘텐츠를 서비스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생체인증에 관한 국제표준규격인 FIDO(Fast Identity Online) 인증 플랫폼 구현을 위해 휴대폰의 개인정보 저장매체인 유심(USIM)까지 모두 획득했다.
이르면 10월 중 통신사 고유 정보와 결합한 FIDO 인증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