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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회사채 1.2조원 휴지조각 되나"

신규 지원 불가에 채권·주가 폭락

추민선 기자 기자  2016.08.30 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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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진해운(117930) 회사채와 주식 가격이 급락했다. 한진해운 채권단이 30일 만장일치로 신규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영향이다.

이날 오전 KDB산업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한진해운 신규 지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자금난 해결을 위한 대주주 등의 의지부족과 국익을 고려해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며 "6000억원을 넘어선 연체료로 인해 지원시 해외채권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값도 크게 떨어졌다. 오는 9월27일 만기 한진해운 3년물 71-2호 채권은 전일대비 1245원 급락한 2905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해 발행한 5년물 73-2호 채권과 76-2호 채권도 가각 29%, 28% 떨어진 2800원과2730원이었다.

회사채 모두 액면가 연초 9000원에서 1만원선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30%대로 떨어진 것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회사채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다.

한진해운 주가 역시 마찬가지. 이날 1.53% 하락세로 출발한 주가는 오후 1시29분께 전날보다 24.16% 떨어진 1240원에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가 정지되기 전 하한가에 근접한 29.05%까지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추가 지원 부담을 덜게 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180640)과 대한항공(003490)은 오름세였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5.85%, 6.87% 상승한 1만9000원, 3만1100원에 종가를 찍었다.

한편 법정관리가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 투자자의 손실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기존의 모든 채권,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담보가 없는 회사채 투자자들은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영구채 제외)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1조1891억원이다. 공모사채가 4210억원, 사모사채가 7681억원 규모다.

이 중 4300억원어치의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 보유자는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정부의 회사채 거래 활성화 방안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P-CBO의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회사채 투자자 가운데 개인 비중이 적고 기관 투자가도 분산돼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조2000억원의 회사채 중 개인 투자자의 보유액은 8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지 않고 은행권 대부분이 손실을 대비해 둬서 법정관리가 금융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