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은퇴를 앞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개인연금에 가입하지만, 이를 만기까지 유지하는 경우는 상당히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개인연금 가입자들이 주요 연금상품을 10년간 유지하는 비율은 2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 가입자 중 24.5%는 가입 후 3년 이내에 연금저축을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10년 이내 해지 비율도 43.5%에 달했습니다. 이는 연금 저축 가입자 중 10명 중 6명은 10년 안에 해지하고 있다는 셈입니다.
이 같은 개인연금 중도해지의 대표적인 이유로는 낮은 연금 수령액이 꼽혔는데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개인연금을 중도해지 혹은 중도 인출할 경우 기존 연금 수령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수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중도 인출 시 더 낮은 금액에 대해서만 수익률이 적용되며 중도해지할 경우에는 수익률은커녕 과세대상금액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납입해야 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효율적인 개인연금 관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개인 연금자산 운용을 27년이라는 장기간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처럼 운용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석유자원이 고갈된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 기금으로, 지난해 말 운용자산이 7조5000억 크로네(약 1026조원)에 달하며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알려져 있는데요.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우리나라 개인 연금자산의 운용 배경과 목적에는 공통점이 많이 있습니다. 노르웨이가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하기 위해 펀드를 운용하듯, 개인은 은퇴 후 노후 자금 고갈에 대비해 연금자산을 축적한다는 점에서죠.
그렇다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벤치마킹할 자산운용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앞서 얘기한 자산 운용 목표를 정하고 이를 일관되게 지키는 것입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목표는 '미래 세대를 위한 부의 축적'이며, 이를 26년간 일관되게 지켜 자산 축적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베네수엘라도 1990년대 원유 펀드를 설립했지만 수차례 용도를 변경한 결과 10여년 만에 자산이 소진됐죠.
우리나라의 경우도 베네수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연금저축 가입 후 10년 안에 해지하는 가입자가 10명 중 6명, 개인연금보험은 10명 중 8명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다음으로는 장기적인 구매력 보전을 위해 투자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구매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만큼 자산가치가 성장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주식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구매력을 지킨다고 밝혔으며, 자산 중 60%를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연금자산은 구매력을 보전하기 어려운 원리금 보장 상품에 치우쳐 있다는 게 현실입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정나라 선임연구원은 "내 연금저축의 주식투자비중은 6%,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비중은 19%에 불과하다"며 "노후에 충분한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미래 구매력을 고려해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출 전략도 중요합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펀드자금 고갈을 고려해 인출하듯, 개인연금도 노후자금을 지키며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합니다.
정나라 연구원은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원금을 지키기 위해 펀드의 수익만큼만 인출한다"며 "개인도 노후자금을 종신까지 지키는 동시에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퇴직연금의 연금수령비중은 7.1%에 그친다"며 "자산가치를 증식하기 위한 투자상품과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상품에 자산을 배분하는 인출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