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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 방송·통신시장…동등결합 실효성 갖추려면?

법적 근거 있었지만 지지부진 했던 동등결합…케이블 업계 "규제산업이라 정부 노력도 필요"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8.29 14: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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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케이블방송 업계에서 SK텔레콤에 동등결합을 공식 요청하고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도 이를 수락하면서 사업자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동등결합상품을 판매할지 주목된다.

동등결합은 통신사의 통신 상품과 케이블방송사의 인터넷·케이블방송 상품을 묶어 하나의 결합상품을 만들었을 때 통신사가 판매하는 결합상품과 동등한 할인율로 케이블방송사도 결합할 수 있도록 의무가 부여되는 것이다.

케이블방송 업계는 최근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모바일 결합상품 판매가 불가해 IPTV보다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을 꼽아온 만큼 동등결합이 업계 위기를 탈출하는 데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등 주요 케이블방송사가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동등결합을 공식 요청했다. SK텔레콤은 23일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29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TV 업계가 동등결합을 요구한 이상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안 등은 논의할 부분이 많아 세부 내용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금껏 없던 새로운 상품인 데다 모바일과 IPTV 사업 두 분야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구성뿐 아니라 판매 주체, 판매 시스템 개발, 사후 처리 등 신중을 기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것.

업계에서는 새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둘러싸고 SK텔레콤은 모바일 판매량이 늘 수 있는 반면 IPTV 가입자는 감소할 수 있어 모바일 및 IPTV 사업을 놓고 경쟁 중인 KT와 LG유플러스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케이블방송 업계에서는 동등결합이 케이블방송 업계 회생에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동등결합상품 판매는 법적으로 판매가 가능했음에도 사업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관련 상품은 한 건도 출시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는 동등결합 관련 규정 개정안을 의결, 결과적으로 사업자에 강제성을 부여했다.

개정안에서는 동등결합판매 금지 유형으로 △제공거절 △차별적 대가와 조건으로 제공 △제공 중단 및 제한 등으로 세분화·구체화했다.

개정안에 따라 SK텔레콤은 케이블방송 업계의 이번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상품 출시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동등결합 상품이 나와 실제로 판매가될 때 케이블방송사에서는 모바일을 판매하지만, SK텔레콤은 방송서비스 판매 시 IPTV와 케이블방송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IPTV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가능성에 따른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케이블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산업은 규제산업"이라며 "정부가 사업자에 적극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동등결합이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