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빈 인턴기자 기자 2016.08.29 10:46:23
[프라임경제] 증권사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희망퇴직으로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회사 간 인수합병까지 겹쳐 하반기 채용규모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얼어붙은 증권사 채용시장은 대학생들의 대외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대외활동 목록에서 금융권 대외활동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프로그램은 모두 모아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모 대학 투자동아리 소속 학생은 "증권사 연구원을 꿈꾸는 대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증권사 프로그램이 너무 부족하다"며 "관심 있던 프로그램에 지원하려 기다리고 있었는데 모집을 하지 않아 지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은 대외활동과 인턴경험에 가산점이 부여되는 만큼 보다 많은 증권사가 대학생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인턴십에 휴학도 감수…대기업 공채 열기 방불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지원 경쟁은 매번 치열하다. 흡사 대기업 공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이를 위해 휴학을 선택하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전언까지 들린다.
휴학을 마다하지 않고 참여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취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까지 운영되던 '신한금융투자 대학생 서포터즈'는 우수 활동자에게 서류전형 면제 혜택과 인턴십 기회를 부여했다.
또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증권사 주관 투자대회에서 수상할 경우 몇 백만원 상당의 상금은 물론 해당 증권사 취업 시 가산점 혜택이 따르기도 한다.
현재 유진투자증권 석관동 지점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인 한 대학생은 "지점 근처 대학생들이 모여 직원들과 멘토 멘티를 맺어 투자에 대해 공부하고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증권사 직원들이 하는 일을 알 수 있고 직접적인 체험활동을 통해 금융투자업을 먼저 경험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을 보탰다.
◆증권사 자체 운영 프로그램 올해 들어 '뚝'
이런 가운데 최근 증권사들의 대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두 번씩 선발하며 10기까지 이끌어오던 신한금융투자 대학생 서포터즈는 올해 들어 모집 소식을 들을 수 없다. 세 번 연속 개최되던 신한금융투자 주관 대학생 모의투자대회도 2014년 이후 소식이 끊겼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미래에셋과 합병 이슈로 기존에 꾸리던 대학생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대우증권과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이 함께하는 '대대로 봉사활동' 'JUMP UP 논문경진대회' 등의 대학생 프로그램을 전개했으나 작년이 마지막이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3~4년 전에 시행했던 '스마트폰 대학생 모의 투자대회',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자산배분 전략 에세이 공모전' 등도 모두 운영을 멈춘 상태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는 상시 공모전인 '오블리주 클럽 자유 작품 공모전'을 시행하고 있는데, 대학생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전투자대회나 공모전 등 다른 증권사보다는 비교적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일반인 또는 증권사 고객을 대상으로 해 현실적으로 대학생이 수상혜택을 얻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온다.
◆마케팅효과 없어 폐지 수순…증권사만 힘든 형편?
기획과 모집, 운영에 필요한 인적·물적 물량 투입에 비해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어 증권사들이 대학생 관련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없앤다는 의견에 무게가 쏠린다. 특히 신뢰를 위시한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증권사의 경우 단기간 대학생 인턴활동으로 얻는 마케팅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
서포터즈를 운영하다가 중단한 국내 대형 증권사인 S증권 관계자는 "현재 회사 마케팅 정책상 대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대학생 프로그램을 준비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형편상 프로그램 마련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인턴 채용도 공채 형식이 아니라 인원이 필요한 부서가 생길 때마다 한두 명씩 공고를 통해 뽑는 것이 전부다.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을 중단한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학생 서포터즈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20~30대 젊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지만 서포터즈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대비 젊은층 유입이 저조해 운영을 중단했다"고 현실을 알렸다.
더불어 "대학생 대상의 투자대회 역시 주식 관련 지식이 적은 고객에게 홍보효과가 미치지 않는 한계가 있다"며 "증권사 수익 악화로 비용절감에 나설 때 부담 없이 폐지 가능한 것이 바로 대학생 지원프로그램"이라고 부연했다.
여기 맞서 한 취업준비생은 "타 금융업종에 비해 유독 증권사 대학생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며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직무를 체험해볼 기회마저 빼앗기지 않도록 다양한 방편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