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마케팅에서 한정판이 갖는 의미는 특별합니다. 고객들의 주의를 환기시켜 매출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정판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을 형성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 역시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중국 가전업체인 샤오미가 처음 이름을 알리고 급격한 성장을 이룬 데에도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팬들의 집결을 빚은 한정판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소량 생산으로 부담을 줄이면서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확장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죠. 한정판에 관심을 갖고 모여든 샤오미 충성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고 각종 제안을 활발히 내놓는 등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한정판 마케팅이 때로는 잡음을 빚기도 합니다. 최근 롯데백화점 광주점 5층 나이키 매장 앞에서 롯데백화점 직원 A씨가 화난 고객들에게 무릎을 꿇은 것도 한정판 문제 때문이었는데요.
이날 에어모어 업템포라는 농구화가 한정 수량으로 풀린다는 정보에 사람들이 이곳에 몰렸는데, 몇 가지 혼선 요인으로 나이키 매장과 백화점 밖 양쪽에서 줄을 서는 등 한정판 구매 수요 고객들이 고생을 했고, 결국 한정판 농구화를 사지 못한 일부 고객이 격하게 항의한 것이죠.
불미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조차 노이즈 마케팅 즉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 소재라는 점에서 보면 한정판의 힘이라고 할 만한 사건입니다.
문제는 담배조차도 한정판 전쟁이 치열하다는 건데요. 담배는 제품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T&G가 자사 제품인 '더원'을 세계적 남성 매거진 '맥심'과 컬래버레이션해 한정판 에디션을 내놓았고요. BAT 코리아도 지난달 여름 한정으로 '던힐 스위치' 제품을 출시했었죠.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JTI코리아가 지난해 7월 '카멜 컬러 네온 에디션'을, 한국필립모리스도 작년 11월 담배 개비에 금박 문양을 적용한 '버지니아 S, 럭셔리 한정판'을 각각 내놓았습니다.
2004년 여름에 나온 '20대 흡연층의 담배브랜드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이동훈, 부경대 석사논문)에 따르면 담배 제품에 대한 충성도는 내재적 요인과 외재적 요인, 상징적 요인 그리고 경제적 요인 등 4개 요인으로 분석해 볼 때, 내재적 요인에서만 약간의 양(+)의 효과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디자인적 요소들(외재적 요인)나 나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 효과들(상징적 요인), 혹은 가격적 요소들(경제적 요인)들보다 목에 자극이 없는지 혹은 뒷맛이 어떤지 등등에 제품 충성도가 약간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인데요.
또 이 논문에 따르면 자신이 피우는 제품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큰 영향이 없다고 합니다.
결국 담배 제품 충성도가 다른 상품에 비해 강하다는 속설은 위의 연구 결과처럼 자기가 좋아서, 자기 입맛에 맞는 제품을 사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볼 때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정판 전략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새 손님을 끌어들일 눈요깃거리 속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나, 상품에 모여있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이벤트 효과면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달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353억969만개비로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310억679만개비보다 약 14% 증가했습니다. 물론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 상반기 판매량 400억6554만개비와 비교하면 적잖이 감소한 물량이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고려하면 하반기경에는 다시 세금 인상 전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이 뒤따르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집토끼 전략이 가장 중요한데, 그렇게 따지면 담배만큼 고정팬들을 위한 한정판이 의미가 있고, 또 반응도 좋은 것으로 강하게 예상되는 시장이 없는 셈입니다.
그렇잖아도 경고 사진 포장 등 부정적 요소가 담배업계의 전망을 암울하게 하는데요, 이에 대비해 집토끼를 계속 다독이고, 덤으로 붙을 약간의 산토끼 유인 효과까지 생각하면 담배 한정판만큼 절실한 노력도 드물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