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니어 숲 해설은 대부분 단기 숲 해설교육을 받은 노인일자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숲자라미는 단기적이고 무료위주의 숲 해설활동에서 한층 더 진보됐다고 할 수 있죠. 전문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설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숲생태지도자협회 부설 숲자라미(대표 임수임, 이하 숲자라미)는 숲생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우리 사회 생태 문화의 저변 확산과 고령자에게 적합한 일자리 및 사회참여 모델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숲자라미는 시니어의 생태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일자리와 복지여가, 사회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구성원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 안에서 여러 사업들을 직접 개발·운영하며 생태적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임수임 대표는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이 관리자와 구성원의 업무가 구분돼 있는데 숲자라미는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어르신들이 사무국 업무와 프로그램 매뉴얼까지 직접 만드는 등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대표 제외한 구성원 전원 '산림교육전문가'
비영리단체인 숲자라미는 초기 교보생명에서 숲자라미의 모법인 숲생태지도자협회를 지원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임 대표는 말한다.
"2007년 숲생태지도자협회는 노인 숲해설가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이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때 교보생명에서 지원금을 계속 지원해 해설가들을 계속 양성할 수 있었고, 이후 정부에서 노인일자리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면서 숲자리미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이렇게 시작한 숲자라미는 현재 임 대표를 포함해 총 2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대표를 제외한 전 직원들이 50대 이상으로 산림교육전문가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숲자라미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근처의 숲이나 공원 등을 찾아 꽃과 나무에 대한 설명이나 숲의 가치 등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이런 프로그램은 1회성이 아닌 1년 프로그램으로, 한 명의 숲 해설가가 1년 동안 계속 함께하며 같은 장소에서 계절의 변화까지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 대표는 "어르신들은 숲 해설가라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아이들은 숲의 중요성과 생태계에 대해 알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숲자라미는 사회공헌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소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 생태학교와 겨울 생태학교를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거북걸음처럼 느리지만 탄탄하게 조금씩 성장
국가 자격증인 숲 해설가 자격증은 시니어들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는 생각과 함께 취업이 잘된다는 생각으로 많이 취득했다. 하지만 숲 해설가로 근무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 이유에 대해 임 대표는 "숲 해설가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나 기간제로 근무하고 있다"며 "숲 해설가는 기본적으로 숲을 좋아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숲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을 좋아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숲자라미는 모든 업무에 대해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숲자라미의 직원들은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매뉴얼을 직접 만들고 업무일지도 작성한다. 또 최근에는 '밴드'를 만들어 서로가 갖고 있는 생각을 공유하고, 그날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대한 사진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임 대표는 "어르신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종사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성장할 수 없다"며 "나이든 분들이 업무를 진행해 느린 것은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업무를 익히며 성장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임 대표는 사회적기업 발전 방향과 숲자라미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은 물건을 판매하면 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성장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이에 정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 중 일부는 사회적기업에 기회를 제공했으면 합니다. 이런 기회가 제공된다면 더 많은 어르신들이 숲 해설가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음은 임수임 숲자라미 대표와의 일문일답.
-숲 해설가란.
▲산림교육전문가 중 하나인 숲해설가는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활동을 통해 산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설하거나 지도·교육한다. 또 자연휴양림, 수목원, 도시숲 등에서 국민들에게 숲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역할 등에 관한 지식도 함께 전달한다. 아울러 나무나 식물에 대한 생태적 지식을 포함해 숲에 얽힌 역사, 숲과 인간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 해설과 체험활동을 연계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숲자라미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행정 및 사업총괄, 그리고 사회적기업 관련된 업무는 직접 하고 있다. 하지만 그외 모든 부분은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물론 일부 어르신들은 홍보나 마케팅 관련해서는 젊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조금씩 젊은 사람들에게 맡기다 보면 숲자라미의 비전이 흔들릴 것 같아 모든 업무에 대한 부분은 어르신들이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숲자라미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르신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개발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수요처를 개발하고,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흔희 어르신 일자리는 경제, 건강, 고독과 소외, 역할상실 등 4중고 해결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마도 사회 구성원으로써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숲자라미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 이유는 가끔 아침에 출근을 하면 일직 출근한 어르신들이 커피 한 잔과 함께 모여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출근하는 직장인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숲자라미에 바라는 개인적 소망이 있다면.
▲좀 더 많은 어르신들이 욕심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가치있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숲해설가가 평생 직업은 맞지만 아무 의미 없이 일하다 보면 단순 택배 업무처럼 하게 된다. 때문에 모든 어르신들이 능동적으로 재미있게 일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많은 어르신들이 숲자라미를 찾아 재미있는 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