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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완월동 일명 '미도리마치' 재개발 이대로 끝내나

집장촌 재개발 계획 무위

윤요섭 기자 기자  2016.08.25 09: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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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패망의 길을 걷는 부산 완월동은 바람 잘 날이 없다. 2004년 이후 음성적으로 영업되던 완월동은 2014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해 새롭게 조성된다는 말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태초의 완월동은 1916년 기존의 유곽 형성지역인 녹정과 초량, 목도였으나 일반거주로 침투하면서 부산의 유곽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됐다. 부산 완월동은 일본이 실시한 공창제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된 집창촌이었다. 부산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에 유곽은 항구가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생겼다.

이후 완월동 인근에 일본인들이 거주하며 ‘미도리마치’라고 불리는 향락장소가 됐다. 해방 이후 완월동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으며 1970년대 이후 대규모 여관촌을 형성하며 동양에서 가장 큰 사창가로 발전해 외국인 접대로 외화획득의 주역으로 평가됐다.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업종 변경을 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집창촌의 규모는 점차 작아져 과거 충무동 2가와 3가를 따라 늘어선 분홍빛 쇼윈도는 현재 충무동 3가에만 존재하며 현재 업소 50여 곳과 성매매여성 200여 명이 남아 있다.

부산시는 2014년 '충무 뉴타운'이라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재개발을 시도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대책과 대화 부족으로 마찰로 인해 시행사가 나타나지 않아 계획은 무위로 돌아간 상태로 아직까지 마을 주민들은 완월동 부근을 가기 꺼려하며 주변에는 1980년대에 지어진 모텔들이 즐비한 채 있다.

한편, 부산 서구청은 지난 4월과 6월에 성매매방지대책협의회와 TF팀을 구성해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실태조사와 집결지 폐쇄를 위한 홍보, 도시정비계획 수립과 재생사업 추진, 성매매 합동 점검을 위해 단속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구청은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이후 2015년에 2019년까지 60억원을 들여 완월동 13만9000㎡를 안심·치유·공유의 공간으로 재생시킬 방침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음성적으로 영업하는 집창촌을 없애기 위해 안심·치유·공유의 공간으로 재생시킬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으나 실질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성매매를 대하는 시각을 보면 성매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따라서 성매매 행위를 처벌하는 금지주의다. 성매매에 대해서 형사적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 않는 비범죄주의, 성매매를 부분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범죄화를 막자는 취지의 합법적 규제주의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성매매를 처벌하는 금지주의에 속한다. 그러나 합법화하지도 않은 상태다.

합법적 규제주의는 일정한 형태의 성매매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특정 지역에서만 성매매를 합법적으로 허용된다. 성매매 여성은 등록되거나 의료감시체계를 통해 세금을 내기도 한다.

독일의 경우 이주 성매매자가 아닌 국내 성매매자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반 이상이 해외 성매매자이나 그에 따라 법적 승인이나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네덜란드는 성매매 영업소의 관리자에게는 허가제를 도입해 사회적으로 성매매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을 뿐 특정 공간 밖에서의 음성화된 성매매는 증대되고, 성매매 여성들의 지위는 나아지지 못하는 등의 한계점이 있었다.

'성'을 파는 사람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특정 공간에서만 성매매를 합법화하고자 했던 합법적 규제주의는 사회적으로 성매매를 용인하는 분위기만 만들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