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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판단기준, 주기적으로 검증해야"

체계적 서비스 제공 vs 부적합한 의사결정 유도

추민선 기자 기자  2016.08.23 17: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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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오히려 불완전판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위원 연구위원은 23일 '로보어드바이저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제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부작용이 새롭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다.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 프라이빗 뱅커(PB) 대신 모바일 기기나 PC로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컫는다.

이러한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가 처한 다양한 환경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투자자의 환경 또는 행태를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해 분석할 경우 사람보다 일관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 대신에 고객자산을 운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온다. 사람에 의해 설계되고 운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대규모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사람처럼 체계적인 투자자문을 제공할 수 있지만, 사람처럼 고객의 부적합한 의사결정을 유도하거나 고객에게 부적합한 투자자문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일례로 고객이 온라인으로 자동화된 투자자문 또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고객은 이에 대해 질문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또한 투자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높은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만을 강조하거나 각 포트폴리오 구성자산의 내재위험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제공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고리즘의 기본가정 또는 판단 기준을 임의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에게 부적합한 투자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부적합한 의사결정 유도와 투자자문 제공 등의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가 미리 짜여진 알고리즘을 악용해 고객의 이익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제공하는 회사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서 잘 정착된다면 투자자문 또는 자산관리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적합한 자산관리 문화가 자리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그러면서도 "로보어드바이저가 고의 또는 악의가 없더라도 그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새롭게 나타날 수 있다"며 "로보어드아이저의 알고리즘의 기본가정과 판단기준이 타당한지를 주기적으로 검증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