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업계에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청약시스템 열기가 더욱 가열되고 있지만, 회사 방침과 다른 태블릿PC 보급 등 여러 문제점도 발견돼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전자청약은 기존 보험설계사들이 서면으로 진행하던 청약을 태블릿PC 속 전자 시스템을 활용해 전자 서명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2012년 삼성화재, 한화생명을 선두로 시작된 전자청약은 두꺼웠던 종이서류를 없앨 뿐 아니라, 설계사 방문을 최소화하는 등 절차를 줄여 보험사들이 선호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설계사들의 태블릿PC 보급률은 높은 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상반기 기준 96.1%의 설계사들이 태블릿PC를 가지고 있으며 삼성생명은 90%, 한화생명 90%, 알리안츠생명 89.1%의 보급률을 보였다.
고객 입장에서도 전자청약은 유용한 시스템이다. 현장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태블릿PC로 직접 전자서명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분증 같은 필수 서류들을 그 자리에서 태블릿PC 카메라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또 기존 서류에 복잡하고 어려웠던 보험 내용들을 태블릿PC로 쉽게 볼 수 있다.
여러 장점 때문인지 현재 보험사들의 전자청약률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체 보험 중에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전자청약률은 각각 46.8%, 40%에 달한다. 50%가 넘은 곳도 있다. 한화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각각 약 54%, 63.9%다.
이처럼 보험계약에 있어서 태블릿PC는 유용하게 쓰이지만, 한숨 쉬는 설계사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 보험사에서 설계사들에게 태블릿PC를 구입할 시 지원금을 주지만, 영업 경쟁이라는 미명 하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설계사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것.
실제 일부 보험사들은 무상으로 지원해주거나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100%까지 태블릿PC 구입을 돕는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최근에는 설계사를 이제 막 시작하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활동한다는 조건 하에 태블릿PC를 지급한다. 한화생명의 경우 처음에는 설계사 개인의 돈으로 구매하지만 회사에서 5개월간 일정 금액을 보조한다. 그러나 잡음도 있다.
한화생명 설계사 A씨는 "분명 회사에서 아무 이유 없이 태블릿PC를 사준다고 했지만 주면서 갑자기 할부금은 설계사들이 갚아야 하며 계약 한 건당 2만원씩 페이백 형식으로 돌려주겠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종이 절약과 동시에 고객과 설계사에게 편리한 것은 알겠지만, 쉽게 계약을 따내지 못하는 신입 설계사들은 사정이 어려운데도 태블릿PC 할부금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영업 본부에서 이러한 일을 자행하지만, 상세히 알지 못했다고 응대했다.
이런 가운데 전자청약 역시 종이 계약서처럼 읽어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한화생명과 전자청약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B씨는 "보기 어려워 다 읽지도 않은 채 전체 동의 체크를 했다"며 "전자청약으로 체결해 종이서류가 없을 줄 알았는데 설계사 한 아름 보험 관련 서류를 들고 와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메리츠화재 설계사와 계약을 맺은 C씨는 "당시 보험 설계사와 만날 수 없어 나의 서명을 사진 찍어 보내니 설계사가 대신 서명을 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평균 전자청약률은 높지만 아직 여러 문제점이 보인다"며 "전자청약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인 만큼 직원교육과 지속적인 보완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