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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인의 이런 마니아] 디즈니, 완벽한 해피엔딩의 세계

전혜인 기자 기자  2016.08.23 13: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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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누구나 취미생활 하나쯤은 있겠죠. 어떤 사람은 운동을 좋아해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또 어떤 사람은 추리소설 등을 보며 머리를 바쁘게 쓰기도 합니다. 그런 대신 지갑을 분주하게 여닫는 이도 있겠죠. '이런 마니아'에서는 현대인들의 여러 수집 취미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소개합니다.

디즈니를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일부 독자들은 '디즈니? 그거 어린애들이나 좋아하는 만화영화잖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디즈니의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디즈니의 가장 놀라운 점은 전 연령층에서 사랑받는 데 있습니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라는 디즈니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말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디즈니의 영원한 마스코트 미키마우스는 1928년 11월18일생인데, 현재 나이로 88세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많네요. 그렇지만 그는 영원한 어린이들의 친구이자 어른들의 추억 친구이기도 하죠.

이렇게 디즈니가 사랑받는 이유는 디즈니가 그려내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해피엔딩 때문이죠.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그리고 성인들에게는 추억을 가져다주는 디즈니는 종종 같은 이유로 비판받기도 합니다.

디즈니가 그려내는 세계에는 축복받은 사람들뿐이죠. 백인이거나, 아름답거나, 재능있거나, 또는 그 모든 것을 가졌거나요.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애니메이션 '슈렉'은 디즈니를 정면으로 비꼰 '안티-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형입니다. 녹색 피부의 울퉁불퉁하고 성격도 배배 꼬인 괴물 슈렉은 모든 디즈니 동화(특히 디즈니 공주 이야기)가 그려내는 내용을 통렬하게 비판합니다.

'하얀 피부와 큰 눈, 붉은 입술을 가진 예쁘고 가냘픈 공주님은 늙은 악녀의 이유 없는 질투를 받아 고난을 겪어도 착한 마음을 잃지 않은 채 결국 멋있고 용감한 왕자님의 도움으로 고난을 극복합니다. 그리고 왕자님과 공주님은 사랑에 빠져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내용이 과연 진실일까요? 하고 말하면서요.

디즈니의 대단한 점은 이런 비판들을 디즈니가 그냥 넘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디즈니는 자신들의 클래식을 굳건히 고수하면서도 비판을 받아들여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애니메이션 두 개 '겨울왕국'과 '주토피아'를 보면 확실합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는 스스로의 강력한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얼음 여왕이 됩니다. 또 다른 주인공이자 엘사의 여동생 안나는 자신을 보호하고 도울 멋진 왕자님 대신 당나귀를 끌고 다니는 얼음 장사꾼을 사랑하게 되죠.

주토피아의 주디와 닉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세계에 어떻게든 자신이 살 자리를 찾으려 아등바등하는 토끼와 여우입니다. 디즈니는 이 애니메이션에서 전에 없이 확실하게 애니메이션에 사회적 함의를 넣었습니다.

항상 백인만 나온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토끼와 여우, 나무늘보에서부터 치타와 사자까지도 함께 살고 있는 다인종 사회 말이죠. 그렇지만 디즈니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디즈니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요.

엘사도 안나도 왕자님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얼음 속에 갇힐 뻔한 세계를 구했습니다. 닉과 주디는 결혼식 대신 함께 경찰복을 입고 신뢰하는 동료가 됨으로써 서로를 사랑하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디즈니 마니아들은 평생 더 모을 게 없어서 아쉬운 상태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형, 스티커, 공주 의상, 하다못해 핸드폰 케이스까지 디즈니사의 공식 인증을 거쳐 나온 상품들이 넘쳐나니까요.

최근에는 다른 회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것은 LG생활건강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진행한 화장품입니다.

이자녹스는 '밤비'를, 더페이스샵은 '위니 더 푸',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일러스트를 이용해 새로운 화장품을 출시했죠. 특히 입체감을 살린 쿠션 파운데이션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출시 이틀 만에 13만개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는군요.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현실이지만 가방 속, 또는 방 한 구석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알록달록한 디즈니 캐릭터를 볼 때면 일상에도 완벽한 해피엔딩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