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 포함,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탐구해본다.
미국의 3대 수제버거로 꼽히는 △쉐이크쉑버거(Shake Shack Burger) △인앤아웃버거(In-N-Out Burger) △파이브가이즈버거(Five Guys Burger).
이 중 지난달 한국에 상륙해 눈길을 끈 쉐이크쉑버거와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인앤아웃버거를 집중 조명해본다.
◆전 세계 13개국 주요 도시 진출…끊이지 않는 줄로 인기 입증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터 잡은 국내 1호점 쉐이크쉑버거(이하 쉑쉑). 오픈한 지 한 달, 쉑쉑 강남점의 기다랗게 늘어진 줄은 점심, 저녁 시간대를 피해도 수십여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번호표를 나눠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쉐이크쉑만의 운영 방침상 이는 요원해 보인다. 결국 SPC그룹은 폭염이 계속되자 이달 초부터 의료 인력을 대기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손안에 들어온 쉑버거.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일단 비주얼은 합격이다. 과연 하루 평균 3000개가 팔리며 몇 시간이나 줄 서서 맛볼 가치가 있는가?
한 입 베어 무니 고급스러운 패티(patty)와 진한 치즈 맛이 잘 어우러진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소고기로 만들었다는데, 혀가 분별은 못 하겠지만 나름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
또 미국 Shake Shack Inc.에서 자체 개발했다는 번(bun·빵)도 쫄깃함을 더했다. 일반적인 수제버거와 유사하면서도 조금은 차별화된 맛이다.
"처음 몇 입 먹었을 때는 맛있기만 했는데 먹을수록 좀 느끼하고 쉽게 물리는 맛"이라는 누군가의 평이 적절하다. "사이즈가 작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은근한 포만감을 주는 적절한 사이즈였다.
수십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이나 기다리며 한껏 기대치를 높인 상태라면 실망감을, 별 기대 없이 맛본 이들이라면 환호할 맛이 아닐까.
가격은 싱글 버거 기준 6900원에서 1만2400원 수준. 다른 이색적인 버거도 호기심에 먹어볼 만하다. 특히 채식주의자를 위해 버섯패티로 만든 슈롬버거도 인상 깊었지만, 잡식성인 필자는 쉑버거를 추천하겠다.
한편, 현재 쉑쉑버거는 2004년 매디슨스퀘어파크점을 비롯해 △이스탄불 △두바이 △모스크바 △도쿄 등 전 세계 13개국 주요 도시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美 서부서만 맛볼 수 있는 '희소성'과 '신선함' 내세워
쉑쉑버거의 인기에 맞설 수제버거로 꼽히는 인앤아웃버거는 1948년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했다.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를 원활하게 조달 가능한 미국 서부에서만 점포를 열기 때문에 희소성과 가치가 더하다.
이 고집 때문일까.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9만7000명 이상의 고객을 상대로 버거 브랜드 순위를 매긴 결과 인앤아웃버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차순위는 파이브가이스, 컬버스 등의 순이었다.

국내 업체들도 몇 년째 인앤아웃을 수입하고자 협상 중이나 한국에서 맛볼 날이 올지는 미지수다.
인앤아웃버거의 메뉴는 단출하다. 메뉴는 △패티 △양파 △양상추 △토마토가 들어간 햄버거와 치즈를 더한 치즈버거, 패티와 치즈를 두 장씩 넣은 더블더블버거가 있다.
필자는 치즈버거를 선택했다. 사이즈는 쉑쉑버거와 비슷해 보인다. 첫 느낌은 양파 특유의 향과 맛. 얇게 썰린 동그란 양파 한 면이 그대로 들어있어 양파향이 강하다.
양파를 싫어한다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만하나 대체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찾아야 할 맛은 아니다"라는 누군가의 평을 빌리겠다.
패티는 조금 얇은 듯하고 일반적인 수제버거 맛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패티는 쉑버거가 더 취향이다. 가격은 2.25~3.7달러(한화 약 2600~4200)로 아주 착한편.
필자의 종합평은 쉐이크쉑은 더 고급스럽고 조금 느끼한 감이 있었다면 인앤아웃버거는 양파맛이 강하고 소소한 일상적인 맛이었다.
미국 서부를 가서 필수 코스로 인앤아웃버거를 찾거나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쉑쉑버거를 먹는 이들 모두 존중한다. 실망도 기쁨도 그대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