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며칠 전 시내에 있는 상점들을 구경하다 색깔별로 우산이 진열된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노란색과 주황색으로 깔맞춤된 우산들 속 파란색 우산이 하나 꽂혀있는 모습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요. 같은 색 계열의 우산들 사이에서 하나만 다른 색을 띄고 있는 걸 보니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부조화스러운 장면을 보고 있자니 '궁합'이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궁합은 혼인할 때 신랑과 신부의 사주로 배우자가 될 만한지 적격 여부를 따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궁합은 사람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궁합은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를 흔히 '음식궁합'이라고 하는데요. 함께 먹었을 때 맛과 영양이 어울리는지에 따라 음식의 궁합이 좋은지 나쁜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된장과 부추가 있습니다. '잘먹고 잘사는 법 시리즈 콩편'에 따르면 부추의 칼륨성분은 나트륨함량이 높은 된장찌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부추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비타민이 부족한 된장과의 궁합이 좋은 편입니다.
또 새우젓에는 강력한 지방 분해 성분인 리파아제 효소가 들어있어 기름진 돼지고기가 쉽게 소화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새우젓 또한 궁합이 좋은 음식으로 꼽힙니다.
반면 우리가 즐겨먹는 음식 중에는 상극으로 알려진 식재료가 조합된 것도 있는데요.
여름철 싱싱한 토마토에 달콤한 맛을 더하기 위해 설탕을 뿌려먹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설탕은 토마토에 풍부한 비타민B의 효능을 무력화할 수 있어 앞으로 '토마토설탕절임'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튀김을 먹은 후 수박을 후식으로 먹으면 영양상 좋지 않다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소화가 느린 튀김을 먹고 수박을 섭취할 경우 수박의 수분이 위액을 희석해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외에도 감과 게, 오이와 당근, 파와 미역 등도 궁합이 좋지 않은 조합이라고 하네요.
특히 음식은 의약품과 함께 섭취했을 때 더 민감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요. 음식이나 약이 모두 위장을 통해 흡수되기 때문에 이들의 궁합이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죠.
이에 식약처에서는 약물과 함께 섭취하는 식품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고자 의약품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식품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나 항응고제 '와파린' 등을 마늘과 함께 복용할 경우 마늘이 약물이 간에서 분해되는 양을 변화시켜 약효가 감소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약을 복용할 때는 마늘 엑기스나 마늘즙 등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죠. 갖은 양념에 들어가는 적은 양 정도는 괜찮다고 하네요.
또 커피·녹차 등 카페인 성분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기 때문에 종합감기약이나 항우울제와 같이 섭취할 경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흔히 알려진 사실이죠.
자몽주스와 오렌지주스 등은 나린긴과 나린게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고지혈증 치료제 중 스타틴계 약물이나 혈압강하제 중 칼슘채널차단제 계열 약물 등의 약효를 낮출 수 있습니다. 강한 신맛을 가진 크랜베리주스도 소화성 궤양용제인 란소프라졸 흡수를 저해할 수 있어 함께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