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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하투 연대'…노조 대책 통할까

勞 "흑자 회사에 구조조정이 웬 말" vs 社 "흑자는 자회사 영향일 뿐"

전혜인 기자 기자  2016.08.18 15: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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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가 연대파업을 선언했다. 업계에서 노조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됐던 연대파업이 현실화되면서 하투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노사는 특히 구조조정과 관련해 서로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 △현대중공업(009540)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 3사는 지난 17일 오전 10시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단체교섭 승리와 구조조정에 맞서 31일 연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집중휴가기간 전인 지난달 20일에도 연대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현대중공업그룹만이 아니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빅3 및 중소 조선사들이 소속된 조선업종 노조연대에서 진행한 투쟁으로, 당시에는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은 쟁의권이 없는 상태로 파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양사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현대중 노조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단체행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쟁의권 획득에 나섰다. 미포조선 노조는 휴가 직전 임단협 교섭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신청, 9일 투쟁 지도부인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구성을 끝냈다. 삼호중공업 노조 역시 이달 내로 쟁의권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노조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구조조정을 중단하는 것이 연대파업의 목표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흑자가 나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사업장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룹 3사는 분사를 확대하고 희망퇴직을 일방으로 실시하는 등 노조를 무시하고 무력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며 "우리 힘으로 조합원들의 임금·단협·고용을 지키는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그룹 노조연대는 오는 31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사측이 구조조정을 멈추고 임단협이 타결될 때까지 총파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총파업에 돌입하기 전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달 연대파업을 벌였던 8개 조선사 연합인 조선업종 노조연대 역시 이달 말 이후 다시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어 불붙은 하투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름휴가 이후 조선업계의 파업안이 더 강경해진 것은 이전까지 현대중공업의 파업이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임단협 초기부터 현대자동차 노조와의 연대파업 등 강수를 뒀으나 영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파업이 일어나면 생산라인이 전부 멈추는 자동차 공장과 달리 조선소는 부분 파업이 일어나도 다른 생산에는 차질이 없었다. 아울러 분사 이슈 관련 파업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일과를 끝마치고 반차를 사용해 파업에 참가하는 등 회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조선업계 불황과 수주절벽이 이슈가 되는 과정에서 노조의 불만이 국민들에게 그다지 와닿지 않아 올해 파업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적 지지보다는 비판이 더 컸던 것도 노조 지도부를 초조하게 만들었을 거라는 예측이다.

이런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현대중공업 사측은 "회사 실적이 흑자로 전환한 것은 경영환경의 호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비용절감과 자산매각 등 경영 합리화와 환율 변동, 자재비 절감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2분기에 조선 빅3중 유일하게 흑자 실적에 성공했다.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단기성 비용으로 인해 적자로 돌아선 삼성중공업(010140)이나 누적 적자가 높아지고만 있는 대우조선해양(042660)과 달리, 현대중공업이 자구안 시행 중임에도 흑자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깜짝 실적이 있어 가능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올 상반기에 기록한 그룹 전체 영업이익 8824억원의 절반 이상은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측은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 수주 실적이 연간 목표의 21%에 불과하다"며 "불확실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비능률 제거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노조의 강수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