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덕 기자 기자 2016.08.18 11:37:30
[프라임경제]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5의 프렌즈 생태계 조성을 미루는 이유가 G6를 위한 안배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LG 프렌즈 모듈형 아이디어 공모전 선정 결과 발표 당시 "50~100개 정도 프렌즈가 갖춰져야 애플과 같은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5만원대 부담 없는 가격의 주변기기를 다수 출시해 G5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모듈은 총 9개로 3월 G5와 함께 출시한 모듈 외 새로 선보인 모듈은 지난달 출시한 액션캠LTE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39만9300원으로 가격대가 높다.
심지어 공개된 모듈 중 굴러다니며 집안 내부를 촬영하는 가정용 폐쇄회로(CC)TV '롤링봇'과 무인항공기(드론)를 조종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롤러'는 다소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았음에도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이에 업계는 새로운 G6 디자인에 맞춘 모듈에 집중하기 위해 관련 프렌즈 출시를 미루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공모전에서 나온 참신한 아이디어와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2종의 미출시 제품은 내년 G6 규격에 맞춰 출시한다는 것. 그럴 경우 규격이 맞지 않는 G5 사용자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셈이다.
사실 프렌즈 공모전은 갤럭시S7과의 상반기 플래그십 대전의 승패가 어느 정도 드러난 시점에서 열렸다. 당시 점자, 물리키, 게임패드, 스마트키 모듈 등 신선한 아이템이 다수 거론됐지만 지금껏 출시되지 않았다.
특히 물리키 모듈은 LG전자 소비자 불만 최상위에 랭크된 소프트키 단점을 해결해줄 수 있기에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증권가 관계자는 "LG전자가 이번 2분기 실적발표 시 이례적으로 G5의 부진을 인정했다. 이에 G6의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가 예상된다"면서도 "프렌즈를 G5에 맞춰 출시하면 디자인이 변화된 G6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LG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5·G6 등 2종류의 프렌즈로 출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2분기 1500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LG전자 MC사업부의 입장에서는 재정적 리스크가 너무 커 차라리 G5를 버리는 게 수지가 맞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일체형 트렌드에 맞춰 모듈형식을 버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배터리 일체형 방식 채용 등 일체형 트렌드를 추구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은 아이폰7에 이어폰 단자까지 없앤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들과 동떨어진 길을 걷던 모듈형 LG는 트렌드를 쫓아가려는 고민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든 후자든 LG전자는 프렌즈와 관련해서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듈형 G6를 위한 안배든 모듈형식을 버리든 G5 사용자를 위한 LG의 안배는 보이지 않기 때문.
이에 LG전자 측은 "아직 올해가 끝나지 않았다. 지금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모전에 나온 아이디어 모듈에 대해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