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 모두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꼽고 있을 만큼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 글로벌 유수 자동차 브랜드들은 하나둘씩 전기차 차량을 선보이는 상황이다. 닛산 역시 대표 전기차 리프(LEAF)를 필두로, 해당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닛산 리프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100% 전기차다. 지난 2010년 일본과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리프는 누적 판매량 22만8000대 이상(2016년 6월 기준)을 기록하며 전기차 부문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리프는 전 세계 수많은 소비자들의 사용경험을 위시해 기능과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가장 완성도 높은 전기차'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리프는 지난 3월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로 하위 트림을 선보이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입지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S와 SL 두 가지 모델 라인업으로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다.
그러나 과연 전기차인 리프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3박4일간 서울을 비롯해 주행거리 약 1000㎞ 수준에 달하는 실제 실용성 위주로 시승을 진행했다.
◆콤팩트 해치백 스타일…널찍한 적재공간 '인상적'
리프는 대기를 정화하는 나뭇잎(leaf)에서 따온 이름 그대로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제로 에미션, Zero Emission)' 완벽한 친환경 전기차 모델이다.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외관 디자인을 비롯해 △넉넉한 실내 공간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주행성능 △쉽고 편리한 충전 △충분한 주행거리 등 다양한 장점을 두루 갖췄다.
'세련된 유동성(Smart Fluidity)'을 기본 콘셉트로 디자인된 외관은 전기차 레이아웃 특유 설계의 자유로움과 정교한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5도어 콤팩트 해치백 스타일이다. 설계 및 개발단계부터 전기차 전용 모델로 개발된 리프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내세워 전기차 이미지를 강조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445㎜ △전폭 1770㎜ △전고 1550㎜며,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2700㎜)의 경우 전장에 비해 긴 편이다.
얇게 위로 뻗은 V 형태와 길쭉하게 솟은 LED 헤드라이트가 인상적인 전면부는 도어 미러에 가해지는 공기 흐름을 분산시켜 소음과 공기저항을 줄인다. 아울러 LED 헤드라이트의 경우 제논대비 2배가 밝으면서 전력 소모는 오히려 50% 정도 낮아 주행 거리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측면부는 전형적인 해치백 형태다. 낮은 후드에서 시작되는 부드럽고 세련된 곡선이 숄더 캐릭터 라인까지 이어져 큼직한 리어 스포일러로 연결된다. 리어 스포일러에는 태양열을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광 패널도 장착됐다.
슬림한 LED 테일라이트와 공기역학적 리어 범퍼, 리어 디퓨저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후면부의 경우 뒷좌석 공간을 줄이지 않고 '공기 흐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평평한 언더바디는 하부 공기 흐름 관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미관과 기능성을 함께 고려한 리프 디자인은 '0.28Cd'라는 놀라운 공기저항계수를 이뤄냈다.
한편, 밝고 유쾌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인테리어는 '푸른 지구(Blue Earth)'를 테마로 파란색을 강조한 대시보드와 기기 조명 및 넉넉하고 스타일리시한 좌석 공간을 갖췄다. 다만 단조로운 대시보드 구성과 핵심기능만 집중시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소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더불어 전용 섀시와 레이아웃을 적용한 리프는 편안하고 널찍하면서 충분한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총 5명이 탑승 가능한 앞·뒷좌석 모두 열선 시트가 탑재됐으며, 특히 앞좌석의 경우 6방향 운전석 매뉴얼 시트 및 4방향 조수석 매뉴얼 시트가 장착됐다.
여기에 트렁크 바닥 깊이가 충분해 370ℓ 수준의 적재능력을 뽐내며 '60대40' 스플릿 폴딩 시트로 제작된 뒷좌석은 높은 공간 활용성을 자랑한다.
◆초기 가속부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발휘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자리에 앉아 버튼식 시동키를 누르면 '웅~'하는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리지만, 이를 모를 정도로 정숙하다.
이런 정숙성은 가속 시에도 속도가 체감되지 않을 만큼 유지된다. 여기에 보행자가 차가 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위험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보행자를 위한 차량 접근 사운드' 시스템까지 적용했다. 전방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보내는 해당 기능은 차량 속도가 30㎞/h 이하일 때 작동하며 온·오프도 가능하다.

리프는 '기술의 닛산'이 만든 100% 전기차인 만큼 기존 내연기관 차량 수준인 최고출력 80kW(109ps), 최대토크 254Nm(25.9㎏·m)의 힘을 발휘했다. 출력과 토크가 점차 증가하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는 달리, 리프는 초기 가속 순간부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게 인상적이다.
다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조금씩 힘이 부치는 느낌이 들며, 또 엔진 및 배기 사운드 부재 등에 따라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적인 만족도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핸들링과 민첩성은 속도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과 독립식 스트럿 서스펜션의 영향인지 때문인지 뛰어났다.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 때도 자연스럽고 신속한 스티어링 반응을 느낄 수 있으며, 언더·오버스티어 없이 선회할 수 있다.
하지만 리프 시승에서 나타는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짧은 주행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 패키지'와 '회생 제동 시스템'의 조합으로 향상시킨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132㎞(복합연비 5.2㎞/㎾h)에 불과하다.
차데모(CHAdeMO)의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지만, 최근 1회 완충 시 2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전기차들이 출시돼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다른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충전 인프라 부재도 해결할 숙제다. 무엇보다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은 리프는 여름철엔 짧은 주행에도 계기반 배터리 충전 눈금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나마 서울의 경우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됐지만, 수도권에선 충전소를 찾기가 무척 어려웠으며, 또 나흘간 이용했던 10여개의 충전기 중 3~4대 정도는 기기 이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시승을 마친 닛산 리프에 전체적인 평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전기차 충전'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기 어려운 '짧은 주행가능거리'다. 그럼에도 가속능력이나 공간활용성과 같은 측면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부족한 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했다.
과연 향후 보다 치열해질 전기차 경쟁에서 닛산 리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한편, 닛산 리프 판매 가격(vat 포함)은 S 4590만원, SL 51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