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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곳 잃은 르노삼성 'SM5'는 외롭다"

생산량 감소·라인업 단순화…SM6와 차별화 꾀하며 효과적 대응 중

노병우 기자 기자  2016.08.17 17: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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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계산 끝난 와중에 '단종' 시기 놓고 저울질 중?"

한때 브랜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던 SM5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SM6 열풍'이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SM5 단종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지난 몇 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르노삼성자동차가 중형 세단 SM6의 성공 덕에 활로를 찾은 것은 물론, 모회사인 르노그룹 내에서 가장 우수한 상반기 실적으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르노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시장에서 전년대비 13.4% 증가한 156만7974대를 판매했으며,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같은 기간 25.9% 늘어난 4만6916대 판매고를 올리는 등 르노그룹 내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내수판매 실적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꼴찌'였음에도 SM6라는 복덩이를 통해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전년대비 증가율을 가장 높이 끌어올렸다. 지난 3월 출시된 SM6의 상반기 4개월 동안 판매대수는 무려 2만7211대. 

무엇보다 SM6는 중형세단 세그먼트가 SUV 인기에 밀려 위기를 맞은 한국시장에 한국GM 말리부와 함께 활기를 불어넣었다. 아울러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오랜 시간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차 쏘나타와 양강구도를 유지하던 기아차 K5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SM5 단종설이 불거진 것도 이 시기다. SM6 열풍이 강하게 불면서 SM5 판매대수가 급감하는 부진현상이 동시에 나타난 것.

아울러 시간이 갈수록 SM6 출시 때부터 줄곧 제기됐던 판매 간섭효과 등의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SM5는 지난 상반기 전년대비 68.2% 감소한 427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특히 르노삼성이 SM6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보니 그동안 브랜드 베스트셀러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SM5가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욱이 SM5는 판매량 감소뿐 아니라 차종 단순화 등 상품성도 같이 도태되는 상황.

SM5는 지난해 디젤모델이 단종된 이후 '클래식(Classic)'이라는 단일 트림으로 가솔린과 LPG 등 두 가지 라인업만 남은 만큼 경쟁사 동급차량 대비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 4월 SM6와 차별화하기 위해 기존 SM5에서 옵션사양을 재조정하고 가격을 이전보다 낮춘 'SM5 클래식'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SM5에 여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고객들에게 중형 세단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 맞서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SM6를 SM5의 후속모델이 아닌 SM6로 국내시장에 처음 공개할 때부터 기존 해당 세그먼트를 책임지던 SM5는 사실상 단종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한 달 평균 2400대가량 양산하던 SM5 생산량을 최근 300대로 줄이는 등 SM5가 향후 기본형과 영업용으로만 생산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머지않아 단종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뿐만 아니라 SM6를 하반기 택시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SM5 단종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SM5 판매 3분의 1 이상이 택시판매"라며 "이처럼 SM5가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택시판매인데 SM6 택시모델이 출시되면 이마저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 관계자는 "하반기 SM6의 수급이 안정화되면 택시모델을 선보일 예정이고, 중형 세단 시장에서의 돌풍을 택시시장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응대했다.

더불어 "SM6는 고급차량을 선호하는 개인택시, 실속형 모델인 SM5 클래식은 기업택시를 중심으로 공략에 차별성을 둘 것"이고는 마케팅 전략을 내비쳤다.

특히 "르노삼성은 현재 SM5와 SM6의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 브랜드 간판과도 같은 존재인 SM5의 라인업을 단순화하고 가격을 내리고, 경쟁력을 높여 차별화를 꾀하는 등 효과적으로 대응 중"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SM6가 자리를 잡더라도 SM5는 또 다른 고객니즈가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판매하면 된다"며 'SM5 단종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