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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느덧 3만곳 편의점, 위생은 아직 '실망'

백유진 기자 기자  2016.08.16 15: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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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6월 CU와 GS25가 각각 1만 점포를 돌파하며 3만 편의점 시대가 열렸다. 그야말로 실핏줄처럼 퍼져 이른 새벽부터 야심한 시각까지 종일 각종 수요를 떠맡고 있다.

더욱이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 이용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편의점업계는 당분간 계속 창창한 앞날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편의점 점포의 위생 상태는 이러한 희망적인 업계 성장 전망과 막중한 역할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주 편의점 냉장식품 보관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CU·GS25·세븐일레븐 총 30곳의 편의점 매장을 직접 둘러봤다. 그 결과 대부분의 편의점이 0~10℃의 냉장고 온도를 유지하지 않고 있어 놀랐다. 설상가상 냉장고 내부의 위생문제부터 심각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한 지하철 역사 내 위치한 CU매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편의점 내부 냉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냉장고 벽면과 제품들에 이슬이 한가득 맺혀있었다. 특히 샌드위치·김밥 등 신선식품이 보관된 냉장고 선반 쪽에는 녹이 슬어 구정물이 흘러내리는 것까지 눈에 띄었다.

신선식품의 경우 얇은 비닐로만 싸여있어,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부 매장이라 할지라도 식품 보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편의점 냉장고 수납칸 한편에 날벌레들이 죽어 있거나 구석구석 때가 껴 있는 광경은 일반적이었다. 편의점 내에 갖춰진 전자레인지 내부가 며칠은 닦지 않은 것처럼 더러운 점포도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각 편의점 본사 측에서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위생 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각 가맹점들이 교육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가맹점 책임 이전에 편의점 본사의 문제다. 본사 차원에서 각 점주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서 식품 보관이나 위생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교육 내용이 매장에서 실제로 지켜지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도 본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가맹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론 각 본사가 3만개에 달하는 모든 점포를 완벽하게 관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식품보관과 위생은 고객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본사 차원에서 보다 엄격하게 기준을 설정, 관리해야 한다.

또 가맹점주들이 위생적인 식품 판매환경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철저한 위생교육 과정을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모든 점포가 기준에 맞는 청결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매장 검수를 시행해야 한다.

'편의점'이라고 하지만, 그 업종 명칭이 처음 등장한 뜻이 24시간 물건을 살 수 있는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안전 문제에 더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