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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복날=삼계탕 먹는 날' 그 진실은…

노병우 기자 기자  2016.08.16 11: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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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날씨가 더워 기력이 떨어졌을 때 생각나는 음식. 복날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바로 원기회복의 대명사 '삼계탕(蔘鷄湯)'인데요. '복날에는 삼계탕이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복날과 삼계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기력이 떨어진 지난 15일 친구의 부모님이 살고계신 강원도로 놀러갔습니다. 물놀이에 지친 우리들을 위해 친구 어머니께서는 삼계탕을 해주셨는데요. 어머니께서는 "내일이 말복이라 삼계탕 해주는 거야, 맛있게들 먹어"라고 말씀하시고는 유유히 사라지셨습니다. 

필자는 매년 삼복은 무엇인지, 왜 몸보신을 하는 날인지에 대해 궁금했지만 '그냥 그런가보지'라는 마음으로 지나쳤습니다. 혹시 복날의 기원을 알고 계신가요?

여름에 복날은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이 있는데, 이를 가리켜 '삼복(三伏)'이라 합니다.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드는데, 정해진 날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지와 입추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먼저, 하지(음력 5월24일)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 넷째 경일이 중복, 그리고 입추(음력 7월12일)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복의 경우 엎드릴 복(伏)을 사용하며, 이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복을 사용한 복날의 뜻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바짝 엎드려 있는 날을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가을의 서늘함을 오행에서는 '금(金)'으로 여기는데, 금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 여름의 뜨거운 '화(火)'의 기운이 강해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굴복했다는 것입니다. 즉, 삼복은 '여름 불 기운에 가을의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라는 뜻인 셈인데요.

이처럼 복날에 보양식을 먹는 이유는 바로 눌려있는 가을의 기운(단백질, 철분)을 보충하기 위함인데요. 더운 기운이 극성을 부리는 복날에 가을 기운이 왕성한 보양식을 먹어 더위로 허해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 잡는 거죠. 그렇다면 많은 보양식 가운데 왜 하필 삼계탕일까요?

일단, 삼계탕의 원형으로 보는 닭백숙은 조선시대에서도 이미 존재했는데, 무엇보다 고기가 귀했던 시절 그나마 흔한 닭고기를 이용해 널리 이용했던 고기 요리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삼계탕의 시작은 일제강점기 시절 여러 부잣집들이 닭백숙이나 닭국에 백삼가루를 넣어 만들면서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1940년대 후반 이를 식당에 파는 경우가 늘어났고, 1950년대 전후로 '계삼탕(鷄蔘湯)'이라는 별개의 요리로 정착됐는데요. 

삼계탕을 먹는 이유로는 닭고기가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지방 함량은 낮아 소화 및 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동의보감에 따르면 닭고기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달달해서 오장육부를 안정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인삼을 비롯해 대추, 마늘, 찹쌀 등의 재료들 역시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또 여름철 우리의 몸은 바깥 온도로 인해 체온이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고 평소보다 피부 주위에 20~30% 혈액이 더 모여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혈액순환이 평소보다 조금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 따뜻한 삼계탕을 먹으면 체내 온도가 상승하면서 피부에 모인 혈액이 자연스레 순환한다고 합니다. 

한편, 앞서 필자는 삼계탕을 계삼탕으로 언급한 바 있는데요. 삼이 많이 귀했을 옛날에는 인삼가루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에 주재료인 닭을 먼저 언급한 계삼탕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냉장고의 보급으로 인삼의 장기보존화가 가능해지면서 가루가 아닌 인삼 말린 것을 넣는 것으로 바뀌었고, 인삼의 다양한 효능도 함께 알려지면서 삼이 들어간 음식을 강조하기 위해 '삼계탕'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