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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팬택 AS 체질개선 '소비자 코 지켜줄까'

임재덕 기자 기자  2016.08.09 15: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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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중들의 머릿속엔 '팬택은 곧 AS불량'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긴 듯합니다.

이는 과거 팬택의 '고객보다 제품우선 전략' 때문인데요. 이에 팬택은 최근 AS 센터 확충, 모바일 AS 서비스 지원 등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섰습니다. 사실 팬택에 대한 소비자의 AS 개선 요청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습니다.

당시 팬택은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을 고집했던 과거에는 고객보다 경쟁사를 더 의식했다"는 문지욱 팬택 사장의 말대로 AS에 무신경했다는 게 업계 중론인데요.

실제로 2013년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AS를 받았지만 문제 해결이 안된 제조사를 꼽는 질문에 팬택이 40%로 안타까운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전국 100여개의 AS 센터를 보유할 정도로 구색은 갖추고 있었죠.

이렇게 서서히 대중의 관심은 팬택을 떠난 걸까요? 결국 2014년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결국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에 인수됐습니다. 하지만 쏠리드 측은 그나마 보유하던 AS 센터를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악수를 뒀죠.

이 결과 100여개에 달하던 AS 센터는 30여개로 축소됐고 팬택 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의 불만은 폭발 직전까지 갔습니다. 소비자로서는 '눈뜨고 코베인' 격이었으니까요.

당시 기자도 팬택의 제품을 쓰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전화를 본 지인들의 단골 멘트 중 하나가 "팬택 제품이네? 고장 나면 AS도 못 받고 바꿔야 하는 거 아니야?"일 정도로 AS가 열악했었죠.

이에 팬택은 개혁을 택했습니다. 지난 6월 뉴(New) 팬택의 복귀작 '아임백(IM-100)'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문 사장은 "고객 일상에 스며드는 공존을 실현하겠다. 새로운 '모바일 AS' 서비스를 8월 말 선보일 것"이라고 공식적인 AS 개혁을 알렸죠.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요? 한때 30여개로 축소됐던 서비스센터는 최근 65개로 두 배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는 SKY 고객센터를 공개모집하고 나섰습니다. 팬택 측은 "고객이 AS 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AS 센터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문 사장이 언급한 AS 혁신 '모바일 AS'는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택배와 대여폰 서비스가 합쳐진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는 삼성·LG 등 많은 제조사에서도 진행하는 방식이기에 의문이 들어 최준영 팬택 차장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최 차장은 "모바일 AS는 다른 제조사에 비해 부족한 AS 센터를 보완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운을 떼며 "우리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과 대여폰을 같은 환경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말했습니다.

즉,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여폰에 기존 앱·연락처·사진 등 사용 정보를 옮김으로써 기존 스마트폰과 동일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발상은 참신합니다. 하지만 팬택이 너무 조용한 것이 이상합니다. 일반적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준비할 때에는 베타서비스를 포함한 홍보가 앞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IM-100 출시 후 이렇다 할 팬택의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SNS에 'Sponsored'라는 꼬리표를 달고 맷돌춤을 추며 제품을 홍보하는 배우 박기웅만 봤을 뿐이죠. 결국 이도 고객을 지향한다기보다 제품을 강조하는 과거 팬택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팬택은 참신한 서비스를 개발, 배포하는 것도 좋지만 소비자가 제대로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 홍보에도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팬택의 제품을 안심하고 구매·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소비자를 위한 길이니까요.

앞으로는 'Sponsored' 꼬리표를 단, AS 택배기사 모자를 쓴 배우 박기웅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