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찰지구대에 교복을 입은 남녀가 붙잡혀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대 후반 실업자인 고등학교 동창 3명, 그 중 진우(이호경)가 나이크클럽 교복 댄스 페스티벌 전단지를 보고 교복 입고 가보잔다. 지난 3월부터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송되고 있는 '애니 교복 입는 데이' 웹드라마 중 일부 상황이다. 총 4부작으로 '담배가게 아가씨' '광화문 연가'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호경(본명 이용헌), 박혜원, 윤상우가 주연을 맡았다. 웹드라마라는 새 장르로 얼굴을 내비친 이호경을 2일 오후 여의도에서 만났다.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웹드라마로, 고등학교 동창생이 졸업 후 옛 추억을 되새기고자 나이트클럽의 특별 행사에 교복을 입고 나서다가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장르다.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2회 K웹페스트 영화제'에서 본선 진출 및 애니메이션상과 스케치 코미디상 2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2개 부문 수상을 노리고 있다.

'K웹페스트 영화제'는 아시아 유일의 웹시리즈 전문 국제영화제로, 올해 총 22개국에서 150편의 작품이 출품해 외국작품 65편, 한국작품 38편 등 총 103편이 공식 초청됐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K웹페스트 영화제'는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웹시리즈 콘텐츠를 초청해 시상식을 개최하는 등 성공적인 웹영화제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한국 작품 중 유일한 부산 작품으로, 지난 2007년 제작한 단편영화 '교복 입는 데이'를 2014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기술융합콘텐츠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을 받아 4부작으로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이호경은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웹드라마 최초의 100%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 웹드라마"라며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장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 상업영화와 달리 스케일이 작아 투자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해져 있는 분량을 빠른 시간안에 촬영해야 한다"며 "촬영하는 내내 쉬는 시간 없이 거의 연속으로 촬영했다"고 촬영당시의 힘들었던 점에 대해 털어놨다.
웹드라마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몇몇 도구들을 제외하고는 연기자들이 모두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를 한 후 배경에 CG와 애니메이션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아이돌이나 배우들이 이런 웹드라마나 웹영화를 통해 자신들을 알리기도 하지만 이호경은 2002년부터 연극과 뮤지컬 드라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케이블 채널 슈퍼액션의 범죄드라마 'kpsi'의 범인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고, MBC 인기 시트콤인 '거침없이 하이킥'의 단역으로도 출연하기도 했다.
이호경은 "당시 한 언론사에서 취재를 온 적이 있었는데 '살인의 추억' 박해일씨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며 "'제2의 박해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주연이 됐든 조연이 됐든 맡은 배역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를 정말 많이 한다"며 "이번 '애니 교복 입는 데이'에서도 대사에 있는 것만 연기하는 것이 아닌 맡은 배역의 심리까지 보여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총 10명이 출연한다. 이호경씨를 포함한 주연 3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더블·트리플 역을 소화하고 있어 각각의 연기 내공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연출자가 배우들에게 연기를 강요하지 않고 배우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고, 공부했다. 뿐만 아니라 스탭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애니 교복 입는 데이'가 'K웹페스트 영화제'에서 2개 부문 수상을 노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호경은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의 노력도 컸다"며 "부산에서 활동중인 김태균 감독은 총 38편의 영화중 웹드라마는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배우들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감독과도 호흡을 잘 맞춰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호경은 '애니 교복 입는 데이'는 웹드라마가 아닌 애니 웹드라마이기 때문에 'K웹페스트 영화제'의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가지 못했지만 '애교데이'라고 부를 정도로 팬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어 만족한다고 말하며 포부를 밝혔다.
이호경은 "그동안 방송이나 영화보다는 뮤지컬과 연극 등 무대 활동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 '애니 교복 입는 데이'를 통해 방송쪽에서도 많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재미와 진지함 모두를 갖춰 어떤 배역이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