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음 글은 런던 정경대학 리뷰지(LSE Review)에 찰스 베켓 미디어, 홍보학과 교수가 기고한 글로 저널리즘이 처한 환경 분석을 통해 다른 산업들이 참고해야 할 시사점을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관계, 신뢰·적절성 구축이 저널리즘 핵심
지난 10여년간 저널리즘만큼 존재에 위기를 겪은 산업도 없을 것이다. 20년 넘게 이 분야에 종사하다가 런던 정경대학에서 뉴스 미디어산업의 새 사업모델 발굴을 진행하는 사람으로 느낀 점은 윤리가 밝은 미래를 결정하는데 경제 못지않게 중심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디지털시대에 있어서 다른 산업들도 저널리즘이 겪는 경험에서 유사한 교훈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저널리즘의 전반적인 과정은 재편돼왔다. 즉 뉴스관련 정보 입수, 생성, 배포 수단은 기술의 변천에 따라 커다란 변화를 겪은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뉴스가 소비되고 지불되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는 전 지구에 사는 사람 숫자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인터넷에 연결돼 자신들을 위해 뉴스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데스크 편집자, 저널리스트 그리고 그들이 일하는 언론기관들이 네트워크된 구조 안에서는 더 이상 접합점이나 채널이 아니다.
이런 네트워크된 구조에서는 구글, 페이스 북 또는 인터넷 미디어 회사인 버즈피드(Buzzfeed)가 BBC, CNN, 뉴욕 타임즈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거의 틀림없다.
많은 전통적인 뉴스 매체들은 새로운 업무 관행, 플랫폼, 그리고 수익원의 도입으로 야기된 이러한 근본적인 도전에 재빠르게 적응하는 중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오픈'모델을 채택하고 스스로 세계의 진보적인 뉴스제공자라는 브랜드로 자처하면서 온라인 매체 구축을 시도 중이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에는 긴급 뉴스 속보, 심도 있는 조사, 요리 워크숍, 데이트 웹사이트 등이 포함된다. 버즈피드사는 콘텐츠 후원 등을 통해 훌륭한 저널리즘에 대한 자금 모금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런던 타임즈 같은 매체는 독자들에게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모델을 채택했다.
◆난민문제, 저널리즘이 직면하는 도전이자 기회
윤리란 무엇인가? 그 안에 있는 가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얼마 전 유럽을 뒤흔든 '난민문제'를 들여다보자. 이 문제는 디지털 시대에 저널리즘이 사업으로 직면한 실질적인 도전과제이자 잠재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엄청난 사례다.
해변에 떠밀려온 죽은 어린아이의 사진 한 장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처럼 엄청나게 중요하고 복잡하면서도 혼란스러운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하는 전환점의 계기가 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사진은 마치 독자들이 연결됐고 그들의 삶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스크린처럼 독자들의 손바닥으로 튀어 들어갔다.
독자들은 비록 그것이 그냥 좋아하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이 사진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수백만명이 트위터의 헤시테그(SNS에서 # 특정 단어 형식으로 특정단어에 대한 글을 표현하는 기능)로 이민자들을 지원하는 운동을 벌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 위협으로 간주되는 것에 대해 디지털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런 혼란에 직면해 전문적인 저널리스트들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한 가지 반응은 그러한 이미지와 그리고 다른 모든 자극적이고 당황스런 이야기들을 독자와 시청자에게 들이미는 것이었다. 그 당시 몇 주 전에 대량 이민사태의 심각한 결과에 대한 경고를 보냈었던 신문들이 갑작스럽게 동정을 호소하는 논조로 바뀌었다.
당시 저널리스트들은 서방세계가 유럽 해안에 몰려드는 난민문제에 개입하는데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상황이 변해 이제는 그 문제가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주장을 하게 된 것이다.
뉴스는 뉴스 매체의 새로운 채널 및 예측할 수 없고 수시로 변화되는 소설미디어와 필사적으로 경쟁하는 온라인뉴스 덕분에 사상 유례 없이 빠르게 전달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면서 동시에 지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핵심전략 평판관리의 기초 '윤리'
이런 와중에 가장 최선의 사업적인 대응은 저널리즘이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의 시나리오에서 가치를 창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널리스트들은 모든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들을 활용해야 한다.
단지 자신들의 웹사이트뿐 아니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가진 페이스북, 스냅쳇, 인스타그램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사이트에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저널리스트들은 윤리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먼저 저널리스트들은 현장에 있어야 한다. 즉 현장에서의 보도는 여전히 중요하다. 동시에 그들은 어떤 스토리라 하더라도 마치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그 스토리를 둘러싼 수많은 온라인 정보소스를 다 검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데이터 저널리즘'을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즉 이것은 사실적이고, 믿을만하고 접근 가능한 방법으로 발표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며 이러한 정보는 사건과 이슈를 정확하게 그리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기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종래의 편파적이지 않고, 사실에 근거한, 균형 잡힌 저널리즘은 여전히 전적으로 유효하다. 이와 함께 저널리스트들은 정서적인 요소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주제에 대해 공감을 해야 하고 어떠한 스토리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관심을 전달하려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만일 그들이 진정으로 더 나은 기사를 전달하려는 과정을 투명한 방식으로 수행한다면 그들은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저널리스트들은 그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아울러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는 점을 시인할 정도로 겸손해야만 한다.
만일 그들이 이러한 윤리적인 점을 올바르게 실행한다면, 사람들은 그들의 작업에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널리스트들은 대중과 신뢰와 적절성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사람들로 하여금 저널리스트들의 작업에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미디어 회사뿐 아니라 다른 비즈니스들도 점점 비슷한 교훈을 배우는 중이다. 신뢰를 구축한다는 것은 대중에게 단지 상품을 파는 차원을 넘어 봉사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런 과정에서 윤리적인 접근방법은 귀하의 행동이 귀하가 내세우는 가치와 일치되지 않을 때 최근 소설미디어가 휘두르는 공격으로부터 귀하의 브랜드를 보호해준다는 점이다.

평판 리스크 관리는 더 이상 PR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핵심전략이며 이러한 평판관리도 윤리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원용득 세종교육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