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시장에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가 있다. 바로 7인승 프리미엄 패밀리 SUV의 절대강자 닛산의 '패스파인더(Pathfinder)'다.
지난 1986년 탄생 후 4세대로 진화한 패스파인더는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실내를 비롯해 강력한 주행성능과 우수한 연비 등으로 동급 세그먼트에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자동차시장에 SUV는 레저열풍을 등에 업고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산, 수입을 막론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패스파인더는 닛산을 대표하며 글로벌시장에서 베스트셀링 SUV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모델이다.
가족이 편안하게 여행을 다니기에 안성맞춤인 패스파인더를 타고 서울 도심 및 강원도 일대를 직접 시승했다.
◆공기역학 중시, 가족 구성원 위한 아늑한 공간
처음 마주한 패스파인더는 5m를 넘는 차체길이 덕분에 굉장히 웅장하고 큼직큼직하다. 아울러 닛산 고유의 디자인 요소와 역동적인 힘을 형상화한 디자인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유니바디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4세대 패스파인더는 중량은 줄되 헤드룸과 적재 용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보다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으로 변화된 것이 특징이다.
전면은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와 큼직한 안개등, 하단에 단단히 자리 잡은 프론트 스포일러로 강인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여기에 닛산 전통의 '파워 스트럿' 그릴 디자인을 재해석한 널찍한 크롬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측면은 긴 휠베이스와 근육질 휀더로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갖췄고, 곡선으로 매끄럽게 떨어지는 후면은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여기에 철저한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설계된 패스파인더는 0.34cd의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한다.
실내는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 콘셉트에 걸맞게 고급스러운 디테일과 7명이 탑승할 수 있는 3열의 여유로운 좌석 및 높은 공간 활용성을 모두 갖췄다. 부드러운 감촉의 가죽시트와 스티어링 휠 및 기어레버는 우드 인테리어 엑센트와의 조화를 통해 차분한 실내를 조성한다.
무엇보다 패스파인더 인테리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요소는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과 '래치&글라이드' 기술.
6:4 스플릿 폴딩을 지원하는 2열 시트는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을 통해 전·후방 최대 140㎜까지 슬라이딩이 가능해 3열 시트로의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또 유아용시트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쉽게 2열 좌석을 이동시킬 수 있는 래치&글라이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5:5 스플릿 폴딩을 지원하는 3열 시트는 3단계의 각도조절이 가능하며, 3열 헤드레스트 또한 폴딩이 가능해 별도 제거작업 없이 앞쪽으로 편평하게 눕힐 수 있다. 더불어 트렁크바닥 아래에도 별도의 적재공간을 마련해 부피가 작은 물건을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패스파인더는 도심과 야외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SUV인 만큼 보트 및 트레일러 등 최대 2270㎏까지 견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토우 패키지를 장착하고 있다.
◆도심·오프로드 어디서나 완벽한 드라이빙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부드럽게 나아간다. 시트는 너무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는 부드러운 착좌감을 제공했고, 확 트인 시야도 만족스럽다.
가속페달에 깊게 밟자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육중한 덩치 탓에 움직임이 굼뜰 것이라는 예상은 기우에 그쳤다.
최고출력 263마력에 최대토크 33.2㎏·m의 3.5ℓ 6기통 VQ엔진이 지닌 힘은 패스파인더의 큰 차체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시속 100㎞는 물론, 150k㎞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으며,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달리는 등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뽐냈다.
가속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닛산이 자랑하는 무단변속기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가 탑재돼 2톤이 넘는 중량에도 신속한 반응속도를 보이며 매끄러운 가속성능을 제공했다. 변속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패스파인더는 방음에 신경을 많이 쓴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공회전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소음이 아주 적었으며, 주행 시 풍절음이나 노면소음 역시 적게 들어온다. 이처럼 패스파인더의 정숙성은 매우 좋은 수준이다.
여기에 패스파인더의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부드럽지만 움직임 자체가 크지 않는 등 절제된 움직임을 보였다.
또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음에도 불구 무게중심이 흔들리거나 불안한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했다. 마치 헤비급 복서가 가볍게 몸을 풀 듯 부드럽게 통과했다.
다만, 가솔린 대형 SUV인 점을 감안해도 연비는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패스파인더의 복합연비는 ℓ당 8.9㎞이며, 시승을 마친 뒤 기록한 연비는 ℓ당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