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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새로 바뀐 통신 결합상품, 소비자는 '어리둥절'

1·2년 약정도 할인… 시민단체 "할인율 작고 서비스 산출방법 복잡"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8.01 12: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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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일부터 이동통신 3사의 유무선 결합상품의 틀이 바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 권고에 따라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고 피해를 줄인다는 취지로 개선된 것인데.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

앞서 지난 1월 방통위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과 이동통신 상품의 약정기간이 각각 3년과 2년이다 보니 이용자들이 한 쪽 약정이 끝나도 다른 쪽 약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정을 갱신하는 경우가 많고, 요금할인액을 특정상품으로 몰아 공짜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통 3사는 이러한 지적에 따라 새 결합상품을 내놓으며 공통으로 △1·2년 약정 상품 출시 △요금제명에 '무료' 표현 제거 △모바일·인터넷 등 구성 상품 할인율 별도 명시 세 가지를 반영했다. 

여기에 할인 적용 기준을 달리하는 등 각 사는 상이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통3사 각양각색 상품 출시…달라진 것은?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은 기존 유무선 결합상품 '온가족무료'을 1일부터 종료하고, '온가족플랜'을 출시했다. 온가족플랜은 가족이 쓰는 휴대폰 요금 총액에 무관하게 '회선 수'를 기준으로 할인된다. 가입 가능 휴대폰 회선은 최소 2회선부터 최대 5회선까지다.

가족 중 한 명만 'band 데이터 47요금제' 이상을 이용하면, 가족 휴대폰 회선수에 비례해 총 할인 금액을 최소 1만1000원에서 최대 3만9600원까지 제공한다.

SK텔레콤은 결합약정 시 할인 금액을 한 회선에 몰아주거나(몰아주기), 원하는 대로 분배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가족나눔데이터'를 최대 1000MB까지 무료 제공해 '케이크(cake)' 애플리케이션 설치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회선 수 기준 할인을 시범테스트한 결과, 총액 기준 할인에 비해 중저가 요금제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KT(030200·회장 황창규)는 SK텔레콤이 휴대폰 '회선 수'를 내세운 것과 달리 휴대폰 월정액 '총액'을 기준으로 결합할인을 제공하는 '총액 결합할인'을 신규 출시했다. KT는 SK텔레콤과 달리 휴대폰이 1회선만 있어도 합칠 수 있게 했다. 즉 인터넷 1회선에 휴대폰 1회선을 결합해도 '총액 결합할인'이 적용되는 것.

할인 금액은 최소 7000원(휴대폰 월정액 총액이 2만원 미만)부터 최대 3만5100원(휴대폰 요금 총액이 15만9000원 이상)이다.

KT는 SK텔레콤처럼 한 회선에 할인금액을 몰아주는 '몰아주기'는 도입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몰아주기의 경우, 할인금액을 모두 지원받는 회선 이용자가 출장 등으로 당월 서비스를 일시중지하면 할인액 누수가 커진다는 맹점이 있어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032640·부회장 권영수)는 기존 '한방에 Home(홈)'을 개선한 '한방에 홈2'를 선보였다. 가입 가능 휴대폰 회선 수는 1회선부터 3회선까지다. SK텔레콤, KT와 달리 4·5회선 결합상품은 현재 없고, 1·2년 약정할인 금액도 각각 20%·40%로 타사보다 적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요금제와 모바일 회선 수를 종합한 기준으로 할인금액을 매긴다. 할인 금액은 최소 8000원(휴대폰 1회선 4만4000원 이상사용할 경우)에서 최대 2만3050원(휴대폰 3회선이 각각 2만원 이상이거나 5만99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휴대폰을 1회선 이상 사용할 경우)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방에 홈2'는 1~2회선 등 소수인원 결합할인 혜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추후 해당 서비스를 더 보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시민단체 '소비자 혼란' 통신상권 '마케팅' 걱정

이통3사는 방통위 지적에 따른 개선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 혜택에 대한 실효성보다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통 3사가 새로 출시한 요금제는 전문 연구원이 보기에도 복잡한 측면이 있다"며 "일반 이용자들이 보기에는 더 복잡하고 불편할 것이 뻔한데 일반 이용자들을 위한다면 더 명료하고 단순해져야 좋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2년 약정 할인 상품을 내놓기는 했으나, 할인율은 3년 약정할인 금액에 비해 적게는 25%부터 많아야 50%에 불과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이통3사 중 한 곳 관계자는 "1·2년 약정 할인 상품은 소비자 선택 기회를 높이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높은 할인율을 원하면 긴 약정을 택하면 되고, 짧은 약정 기간을 원하면 적은 할인 혜택을 택하면 된다"고 응대했다.

한편, 이번 결합상품 개선으로 해당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판매점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같은 금액을 할인해주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더 쉽게 이해하고 좋아한다"며 "앞으로 유선 판매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