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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암초 1학년3반, 은평소방서서 '재난에 강한 어린이'로 거듭나다

체험학습시설 우수…눈높이 진행·친절한 강의 '금상첨화'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7.30 11: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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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 다음에는 지진이 일어나서 방이 흔들리는 것을 실제로 체험해 볼 거예요."

화재 현장에서 불과 연기를 피해 안전하게 대피하는 모의연습을 무사히 치러내자 이번에는 지진이 닥쳤다.

흔들리는 지진 모의체험장에서 몸을 웅크리고 최대한 안전하게 대응하는 초등학생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체험을 해본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함이 떠올랐다.

하지만 놀이동산에서 기구를 탈 때 느끼는 단순한 재미와는 다른 표정들이다. 언젠가 이런 재난을 당했을 때 지금 배운 걸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진지한 지적 호기심이 더해진 흥미진진함이다.

'초글링(게임용어 저글링에 빗대어 말썽쟁이 초등학생을 가리키는 인터넷용어)'들의 습격에 의연하게 대응해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상대가 이제 갓 유치원생 티를 벗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서울 은평소방서에서는 이런 어려운 조건에도 지진과 화재 등  각종 재난에 대처할 방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했다. 소화기나 소방차 등 아이들의 관심을 모을 만한 도구가 가득찬 공간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소방관들의 노력으로 소방서가 더욱 빛나는 체험 학습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불길을 제압하거나 응급환자를 후송하는 막연한 이미지로만 소방관들을 생각하던 어린이들은 친절한 설명에 눈과 귀를 빼앗기고 이들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박한웅 소방관의 설명이 끝날 때마다 어린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짝짝짝' 박수를 보내며 설명을 머릿속에 새긴다.

불이 나면 도끼로 길을 뚫고 화재 현장에 진입할 박 소방관이지만, 이렇게 어린이들 앞에 설 때면 푸근한 인상의 곰돌이 아저씨로 변한다. 언젠가 만에 하나 당할지 모를 불의의 사고에서 어린 시절 잠시 받은 이 교육이 요긴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결코 소홀하게 흘려보낼 수 없다.

그런 한편으로 어린이들이 귀엽기 짝이 없다. 잠깐 몸과 마음을 쉬면서 다음 일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텐데, 소방서를 찾아온 어린이들을 귀찮아 하지 않고 교육을 진행하는 목소리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오늘 배운 걸 불 나면 엄마에게 알려줄래요" "소방관 아저씨처럼 되고 싶어요"라는 고양시 목암초등학교 1학년3반 어린이들의 가감 없는 소감은 이런 노고에 대한 작은 보답인 셈이다. 이런 일선 소방관서와 소방관들의 노력과 재능기부가 한걸음씩 안전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