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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아리로 시작해 창업까지' 허정발 DINO 대표

자체 디자인 조명 DIY 키트 판매 '호롱폴리곤' 운영

안지예 인턴기자 기자  2016.07.29 21: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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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약 1년 전 KBS 드라마 '프로듀사'에서는 여주인공 아이유가 '컬러링북'을 색칠하는 장면이 서너 번 연출됐다. 허정발 DINO 대표(26)는 이를 놓치지 않고 해당 제품을 쇼핑몰에 등록, 수입을 얻고 있다. 허 대표는 "자체 아이템만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사업의 50%는 홈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외주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시도해보고 싶은 아이템이 있어도, 생계를 위해 외주 일과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고 있다.

DINO는 취미 관련 제품을 파는 '샵인업타운' 온라인 쇼핑몰과 자체 디자인한 조명 DIY 키트를 파는 '호롱폴리곤'을 운영 중이다. 30개 정도의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한샘에서 판매가 이뤄진다. 지난해 매출은 1억7000만원, 올 상반기에는 1억원을 달성했다.

사업자로 등록한 건 3년 전이다. 허 대표는 "회사 문화를 우리가 직접 만들어 갈 수 있어서 좋다"고 하면서도 "그만큼 체계가 없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또한 청년창업가 중 3년 동안 유지하는 회사들이 없고, 있다 해도 외주 없이 버틸 수가 없다고 청년창업 현실을 그대로 전했다.

"돌이켜 보면 사업을 처음 하다 보니 거래처와 돈 거래를 할 때 위험 부담도 느끼고 겁도 많이 났어요. 외부 미팅을 다니면서 생각보다 사회에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죠."

청년창업도 사업인 만큼 학연·지연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인맥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허 대표의 지론이다. 그 역시 지인 소개를 통해 외주 일을 받고 있으며, 그 지인은 부모님이나 친척, 친구일 때가 많다.

다음은 허정발 DINO 대표와의 일문일답.

-창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숭실대학교 내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동아리 시작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다. 또 창업지원을 받기 위해 학교 내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당시 창업동아리 구성원 역시 교내 창업 수업에서 찾았다. 함께 시작한 사람은 숭실대 컴퓨터학과 출신으로 현재 우리 회사의 개발 팀장이다.

1년 동안 학교 내 동아리 활동을 계속했다. 학교에서 동아리 공간도 주고, 지원금도 한 분기당(6개월) 200만원이다. 현재 학교 내에 위치한 사무실도 해당 학교 출신이어서 50% 감면을 받고 있다. 한 달에 50만원만 내면 된다.

-외부 지원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창업선도대학에 지원하게 됐다. 서울에 지원하면 경쟁률이 세기 때문에, 지방으로 내려가 원광대학교에 지원했다. 기본적으로 창업진흥원에서 주최하다 보니 밑에 있는 대학은 금액을 집행하는 기관이어서 출신 학교와는 무관하게 지원된다. 

원광대학교에서 7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때 시도했던 첫 어플리케이션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어플리케이션 'FOLLOV'라는 네이밍도 어렵고, 이용 방법도 어려웠던 게 패인인 것 같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기억나는 것은.
▲사실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2000만원을 받았었는데 포기했다. 그 아이템이 우리 생각대로 잘되지 않았다. 지원받은 돈은 국민 세금인데 우리가 생각한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아 낭비하게 될까봐 결국 포기를 선택했다.

-청년들에게 창업을 추천하고 싶나.
▲추천한다. 하지만 절대로 한 개의 아이템만 잘될 거라는 생각은 안했으면 좋겠다. 여러 번 실패를 하고 도전을 해야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이고, 한 개라도 제대로 만들 수 있다. 청년들이 대부분 기술력도 없고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게 사실 말이 안된다. 애초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차근차근 아이템을 굳혀가는 것이 맞는 거 같다.

-안정된 직장(취업)을 갖는 것 보다 나은 점은.
▲하고 싶은 게 떠오르면 언제든지 그것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직업이 있는 사람들은 시간도 없고 그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회사문화를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또한 우리 모두가 술을 좋아해서 같이 술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사업 구상도 하면서 우리만의 회사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체계가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양식, 템플릿, 서류 작성 방법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