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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빨리빨리 세상'이 부른 '슬로우 문화'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7.29 17: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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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퇴근 길 한 치킨집 앞. 장사를 앞둔 가게 점원들은 가게 앞 테이블을 정돈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이 때 각 테이블 위에 놓인 진동벨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냥 진동벨이 아닌 간단한 메뉴판이었는데요. 점원들을 자주 호출하게 되는 주류 추가, 냅킨, 음료수, 물 등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스마트 시대'라는 이름에 맞게 메뉴판도 점차 '스마트오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메뉴를 주문할 때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으러 오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셀프 오더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죠. 고객이 직접 메뉴판을 확인하고 메뉴를 확인, 주문,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이 구축된 곳도 있다고 하네요.

이 같은 시스템은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뉴나 가격이 바뀔 때마다 일일이 메뉴판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점이 장점입니다. 굳이 식당에 가지 않아도 요즘에는 스마트폰 배달 앱을 몇번 터치하기만 하면 음식이 집까지 배달이 되기도 하죠.

이 같이 편리함은 우리나라 '빨리빨리 문화'의 결과물이기도 한데요. 일상생활이나 근무시간에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모습은 한국인 특유의 문화로 꼽히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이 문화를 통해 세계가 놀랄만한 고속성장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게 빠른 인터넷 속도도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빨리빨리' 문화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안전문(스크린도어) 작업자 사망 사고 등도 빠르게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에 따른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사고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빨리빨리 문화'는 짧은 시간에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필요한 절차와 과정을 생략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최근에는 '빨리빨리'와 반대되는 '슬로우 라이프'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되고 스마트폰으로 업무처리가 가능한 모바일시대가 열리며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슬로우 라이프를 통해 '힐링'을 하고자 하는 것인데요.

'느림'은 마음의 안정과 치유로 대표되며 대형마트부터 먹거리, 화장품까지 점령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수제 메뉴'를 만들고, 자연 원료만으로 핸드메이드 제조 기법을 적용해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인데요. 

'슬로우시티' 또한 주목받고 있죠. 슬로우시티란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그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먹고 문화를 공유하며 자유로운 옛날의 농경시대로 돌아가 '느린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생활을 지키기 위해 대형 슈퍼마켓 진입 금지, 외부인의 부동산소유제한, 주차제한 및 산책로 화보 등을 조례화했다고 합니다.

빠르게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자신을 위해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여백 없이 빽빽하게 돌아가는 삶 보단 적당한 휴식이 재충전 그 이상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