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통명가 롯데쇼핑이 장마철 하늘처럼 암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꾸준히 하락해 지난 22일 19만3000원으로 신저가를 새로 썼기 때문. 이후 소폭 오르기는 했으나 부진 늪에 빠졌다는 평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하락세는 그룹 내 악재와 이로 인한 2분기 실적 악화가 동반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 상장 무기한 연기와 오너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 등이 롯데쇼핑을 옥죄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22일 롯데쇼핑이 올 2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하반기에 개선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부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백화점의 성장에도 마트 사업부가 업황 부진으로 성장률이 저조했다"면서 "세븐일레븐 및 가전사업부 이익은 작년대비 역성장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반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이유로 "롯데 홈쇼핑의 프라임시간 영업정지와 롯데월드 타워점 면세점 폐업 영향이 실적에 반영되고 중국 마트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옴니채널과 아울렛 지방 진출 띄우기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마저 체면을 구긴 가운데, 롯데쇼핑이 절치부심 끝에 회심의 반격 카드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세븐일레븐을 중심으로 롯데의 옴니채널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것. 세븐일레븐은 28일부터 전국 4200여개 점포에서 '스마트픽' 서비스에 돌입한다. 롯데의 대표 온라인몰인 롯데닷컴과 엘롯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세븐일레븐의 스마트픽을 통해 구매한 상품을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된 것.
이같이 롯데 측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모든 쇼핑 채널을 결합해 소비자가 어떤 곳을 이용하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옴니채널에 박차를 가해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개별 유통사 자체 온∙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픽업 서비스는 있었지만, 유통사 간 인프라를 공유한 온∙오프라인 연계 픽업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프라인에서는 호남권 아울렛 확장 노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 군산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신청한 '롯데아울렛 군산점'이 전라북도 건축심의 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군산시 조촌동 페이퍼코리아 부지에 내년 말 개장 목표로 아울렛 군산점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전라남도 무안군 남악점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처럼 아울렛에 롯데쇼핑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 전망이 예전처럼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대체 채널로 아울렛을 키운다는 풀이다.
◆소상공인 이익 침해 비판여론이 관건
하지만 이 같은 전략 구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더라도 주변의 반발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우선 옴니채널의 경우 소상공인 상생과 기본적으로 거리가 있는 플랫폼이라는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닷컴은 중소기업상품전문몰인 케이숍을 지난해 6월 오픈하는 등 상생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21일 부산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언급한 점도 큰 틀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아울렛이다. 롯데아울렛 군산점이 주차장 마감재 변경과 옥상 이용고객 편의 증대 등 일부 사항을 보완하라는 조건을 달고 심의를 통과하는 등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그나마 애교에 가깝다.
무안군에 추진하는 롯데아울렛에 인근 목포시의 소상공인과 지역 관가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큰 문제다.
목포시는 한국소상공인학회에 의뢰해 '롯데복합쇼핑몰의 무안군 진출에 따른 상권영향평가서'를 받았다. 이에 따르면 롯데복합쇼핑몰이 영업을 시작하면 목포시의 연간 전체 매출은 7740억원이 감소할 전망이다.
즉 한국소상공인학회는 롯데복합쇼핑몰이 본격 운영되기 시작하면 목포시 소상공인 1개 사업체당 월평균 379만원, 연평균으로는 약 4500여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여파는 어느 지역에 들어서는 아울렛에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라는 것.
하지만 롯데가 본격적으로 개점 및 운영을 시작하면 지역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여론 악화는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롯데와 같은 유통공룡에 의한 소상공인 및 지여경제 피해를 호소하는 쪽으로 방점이 찍히면 현재 오너 일가 수사와 함께 이른바 국적 논란에까지 휘말린 롯데로서는 이미지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상황 반전을 위한 노력을 하려 해도 쉽지 않은 특수한 위상은 그간 롯데 스스로가 쌓아온 업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유통시장을 들여다보는 롯데쇼핑에게는 힘든 여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