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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UHD 콘텐츠 암호화…'지상파 플랫폼' 강해지나

직수율 증가 전망 제기…지상파 "기대하지만 확신 못해" 유료방송 "CPS 오를 것"

황이화 기자 기자  2016.07.29 1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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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년 2월 지상파 초고화질(UHD) 상용화로 방송 업계 변혁이 예고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UHD 상용화 이후 지상파 방송 직접수신율(이하 직수율)이 증가하는 등 플랫폼이 강화되고, 이에 따라 유료방송사업자는 재송신료(CPS) 계약 시 더욱 입지가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5일 SBS는 관악산 UHD실험국과 목동 UHD 실험국, SBS 연주소 등 일부 지역에서 미국식 UHD 표준(ATSC3.0)을 기반으로 한 단일주파수망(Single Frequency Network‧SFN) 실험방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시 SBS는 "이번 실험방송으로 인해 그동안 기술적 미결 사항으로 우려됐던 'ATSC 3.0 SFN 문제'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미국식 UHD 표준 기술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2011년부터 지상파 UHD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할당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UHD 표준을 기존 유럽식 표준(DVB-T2)에서 미국식 표준(ATSC 3.0)으로 전환시켰다. 그러면서 UHD 콘텐츠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UHD 콘텐츠 암호화를 도입했다.

그러나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지상파 방송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점을 들어 "일종의 규제장치로 볼 수 있는 콘텐츠 암호화는 실효성 없는 주도권 잡기"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가 UHD 콘텐츠 암호화를 하며 UHD 콘텐츠 보호를 근거로 들고 있지만, 이면엔 UHD 콘텐츠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UHD 콘텐츠 암호화를 통해 지상파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 대해서는 '배제성'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결국 암호를 푸는 데 차별적 계약이 수반될 것이란 의견이다.

그는 "지상파 방송사의 UHD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면에는 수신배제성으로 CPS 계약을 차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HD 콘텐츠 CPS는 430원으로, 암호화된 UHD 콘텐츠 CPS는 그 이상으로 책정하는 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 결과적으로 유료방송사업자가 지상파에 내는 CPS가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UHD 전체 산업이 같이 크려면 콘텐츠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콘텐츠 보호는 불가피하다"며 "지상파방송사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무료보편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콘텐츠 사업자로서 우리 콘텐츠를 활용해 다른 사업자가 돈을 벌고 있으면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UHD 콘텐츠 암호화가 되면, 현재 5.3%에 그치고 있는 지상파 직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UHD 콘텐츠 암호화를 통해 해당 콘텐츠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UHD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다른 플랫폼 대신 지상파 플랫폼을 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지상파 방송사는 현재 직접 수신률이 5%대에 머물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UHD 콘텐츠가 암호화되면 지상파 직수율이 증가, 땅에 떨어진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짚었다.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이번 UHD 상용화 플랜에 따라 지상파 UHD가 지원되는 TV만 보유한다면 별도로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도 UHD 콘텐츠를 볼 수 있어 직수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직접 수신은 시청자 선택이 중요한 만큼 목표치를 확정하긴 어렵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