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온라인 시장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해 보험사와 카드사가 비대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보험사는 올 초 본격적으로 문을 연 보험다모아의 성장에 힘입어 온라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카드사 역시 비대면 채널 통한 신규 고객 모집 강화하기 위해 상품을 내놓거나 관련 조직 신설하는 중이다.
이 같은 보험사, 카드사 비대면 경쟁에서 보험, 카드 설계사들의 설 자리가 줄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CM 시장 '활활' 보험사…생·손보사 너도나도 진출 사활
현재 많은 보험사들은 가장 대표적인 비대면채널 CM(Cyber Marketing)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설계사나 TM(Tele Marketing)에 비해 아직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높은 가격경쟁력과 편의성을 앞세워 너도나도 시장을 넓혀가는 상황.
특히 △한화생명 △하나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삼성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알리안츠생명 △흥국생명 △KB생명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 등 대다수 생보사들이 CM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올해 온라인보험에 진출한 생명보험사(생보사)는 동양생명이다.
동양생명은 이달부터 온라인보험 공식홈페이지 '수호천사 온라인'을 개설해 2종의 상품을 팔고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젊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채널 다변화 전략을 검토한 끝에 온라인 채널 진출을 결정했다"며 "점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이달 4일 온라인 보험 사이트를 오픈하고 자동차보험, 치아보험, 주택화재보험(장기보험)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번 한화손보 CM시장 진출로 11개 손해보험사(손보사) 중 온라인 다이렉트 사이트에서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곳은 9군데로 증가했다.
동양생명과 한화손보 외에도 생보사 중에서는 NH농협생명, 손보사에서는 더케이손해보험이 올해 CM시장을 검토 중이다.
◆비대면 채널 전용 부서부터 카드상품까지…금융당국도 환영
카드사 역시 '바로 발급' '다이렉트' 등의 이름을 붙인 비대면 채널을 운영하거나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초 '모바일사업부'를 신설해 비대면 채널 강화 의지를 보여줬다. 신한카드 역시 올해 온라인 모집을 전담하는 '디지털영업팀'을 별도로 세웠다.
이러한 비대면채널 강화 노력은 다른 카드사에서도 볼 수 있다. 특히 삼성카드는 지난 4월 365일 24시간 모바일에서 바로 카드 신청·심사·발급 가능한 '탭탭(taptap)'을 출시했다. 이 카드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20~30대 고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롯데카드도 비대면 모집이 가능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벡스카드·데일리카드·DC클릭카드·롯데포인트플러스 펜타카드 등은 모바일로 바로 당일 발급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롯데카드의 상반기 비대면 모집 비중은 31%로 카드사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현재 카드사 온라인·모바일 카드 발급은 금융당국에서도 적극 환영하는 중이다. 올해 금융위원회는 온라인에서 카드를 발급할 시 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보험·카드 설계사 "우리 설 곳 없어졌다"
다만 이러한 비대면 모집 채널 시장이 넓어질수록 보험 설계사들과 카드 설계사의 설 자리를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실제 생보협회에 등록된 설계사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준 13만3185명이었으나, 올 3월 11만8705명으로 줄었다.
이에 지난 3월 대한보험인협회, 보험모집인노조 등 설계사 단체들이 금융위원회 앞에 모여 "금융복합점포, 온라인보험은 보험사 이익만 늘리는 정책"이라며 "40만 보험설계사들의 생존뿐만 아니라 중소 법인 보험대리점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카드 설계사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한때 5만명이 넘었던 카드 설계사 역시 현저히 급감해 실제 영업하는 설계사는 2만여명 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태인 것. 더욱이 비대면채널이 활성화될수록 현장에서 영업하는 카드 설계사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카드 설계사 A씨는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이 카드 설계사를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힘든 설계사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분명 상생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전혀 설계사들의 목소리를 안 듣는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