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플래그십(Flagship)이란 해군 함정들 가운데 지휘관이 사용하는 배를 뜻하며, 기함(旗艦)이라고도 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플래그십이란 단어를 브랜드의 최상급 모델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브랜드들은 플래그십 모델이 브랜드의 얼굴이자 품격, 정체성을 대변하는 만큼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따라서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을 살펴보면 디자인과 기능을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해당 브랜드의 △철학 △경영 △마케팅 방향 등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닛산 역시 지난해 국내 라인업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아시아 최초로 국내 수입차시장에 플래그십 스포츠세단 '맥시마(Maxima)'를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일본브랜드의 경우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는 심플하면서도 안락한 세단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화려하거나 묵직함이 덜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이에 '일본차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보기 좋게 날려버릴 닛산의 '맥시마'를 직접 시승했다.
◆에너지 넘치는 외관·운전자중심 인테리어 설계
맥시마는 멀리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할 만큼 화려하며, 디자인에서부터 맥시마가 왜 '스포츠세단'인지를 바로 각인시켜준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굉장히 역동적이다. '와이드 앤 로우(Wide&Low)' 스타일을 적용해 스포츠세단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비율을 구현했다.
캐릭터 라인은 맥시마의 스포티한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전면부의 V모션 그릴은 우람한 근육질 남성을 떠올리게 한다. 측면디자인의 경우 A·B·C 필러를 모두 블랙색상으로 처리한 플로팅 루프(Floating Roof) 디자인은 언뜻 보면 차량지붕이 공중에 떠있는 듯하다.
역동성은 후면으로 이어져 금방이라도 도로위로 튀어나갈 듯한 에너제틱 플로우(Energetic Flow)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 '디자인은 기능과 어우러져야 한다'는 닛산 디자인 신념을 바탕으로 맥시마 하부에는 디플렉터를 적용, 공기흐름을 최적화시켰다. 이로써 0.29Cd의 공기저항 계수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인테리어는 운전자중심의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눈에 띈다. 운전석에는 전투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링을 적용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독립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센터페시아는 조작의 직관성 향상과 함께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안락함을 제공하기 위해 운전석방향으로 7도가량 기울어져 있다. 여기에 닛산 최초로 적용된 D컷 스티어링 휠에는 리얼 스티칭을 더해 고급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센터콘솔 역시 조작이 용이하도록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고, 스타트버튼은 박동하는 심장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계통의 조명으로 드라이빙 욕구를 자극시킨다.
이외에도 맥시마 인테리어는 △대시보드 △도어 △콘솔 등 운전자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섬세한 마감의 리얼 스티칭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여기에 마호가니 우드 트림과 다이아몬드 퀼팅 디자인의 프리미엄 시트로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품격을 더했다.
◆역동적 퍼포먼스 '오감만족'
'기술의 닛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맥시마에는 미국 워즈오토 '세계 10대 엔진' 최다 선정(15회)에 빛나는 3.5ℓ 6기통 VQ 엔진이 탑재됐다. 이전모델 대비 약 61%의 부품을 개선한 VQ35DE 엔진은 D-Step을 적용한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와의 결합을 통해 극강의 퍼포먼스와 연비 효율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이전모델 대비 86마력 향상된 최고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1㎏·m, 제로백 5.7초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이전모델 대비 37㎏ 가벼워진 차체를 바탕으로 복합연비 9.9㎞/ℓ(도심 8.5㎞/ℓ, 고속도로 12.4㎞/ℓ)라는 연료효율성을 확보했다.
시동을 걸자 엔진음이 우렁차다. 가속페달을 밟자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갔고, 밟는 족족 시원하게 치고 달린다. 오르막에서도 버거움이 뭔지도 모르는 듯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매끄럽다.
혼잡한 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도로에 들어서자 매섭게 달려 나갔다. 특히 스포츠모드로 바꾸자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돌변했다. '야생마'란 표현이 굉장히 어울린다. 안전을 위해 차량 속도제한을 세팅해두지 않았다면 끝도 없이 밟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비록 패들시프트가 없긴 했지만 스포츠모드에서의 맥시마는 가속페달 압력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부르릉' 소리를 우렁차게 뿜어내며 맥시마 자신이 왜 스포츠세단인지를 시도 때도 없이 증명했다.
탁월한 핸들링과 브레이크 성능 때문에 고속구간 코너링이나 급제동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고, 강력한 엔진성능만큼 차 내부로 유입되는 풍절음이나 노면소음 역시 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맥시마에는 차량운전 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소음은 억제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이 탑재됐으며, 앞좌석 창문뿐 아니라 앞유리도 방음처리 글라스를 사용해 풍절음을 최소화했다. 또 보닛 안쪽에도 방음패드를 장착해 엔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오히려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ASE) 기술 덕에 엔진 고유의 사운드를 증폭시켜 경쾌함을 더해주는 등 드라이빙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즉, 운전자로 하여금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청각적으로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외에도 맥시마는 세부적인 부분에서도 탑승자를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시보드에 적용된 엠비언트 라이팅(Ambient Lighting)은 야간주행 시 고급스러운 실내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측면 홀딩능력을 향상시켜 운전자에게 꼭 들어맞도록 디자인된 '저중력 시트'를 통해 편안함은 유지하고 주행 안정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