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초 자금조달이 어려운 신생·창업기업에 대한 원할한 자금 공급을 위해 탄생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크라우드펀딩 출범 이후 크라우드펀딩 모집가액은 159억5907만329원, 발행금액은 84억4618만1185원으로 펀딩 성공률이 55.9%에 그쳤다. 크라우드펀딩에 나서는 기업 중 절반가량이 펀딩에 실패한 것.
현재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는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의 참여로 12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각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IBK투자증권의 경우 6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바이탈오투와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제외한 4개 기업의 크라우드펀딩에 실패했다.
특히 아이서티와 티에이시스템의 경우 각각 목표금액의 5.76%, 7.55% 달성에 그쳤다. 현재 진행 중인 4건도 29일 청약마감인 라팡이 1억10만원을 목표금액으로 잡았으나 4.54% 수준에 그친 모금이 이뤄졌고 엑스드론(51.24%)도 펀딩성공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천연 탄산칼슘 추출 원천물질 연구기업인 보비씨엔이는 현재 목표금액의 76.4%를 달성해 펀딩성공을 눈앞에 뒀다. 모집종료일까지 크라우드펀딩 모집예정금액(목표금액)의 80% 이상을 달성하면 펀딩 성공이다.
KTB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전개하는 크라우드펀딩인 '티레모'도 이달 12일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으나 현재 목표금액(2억4999만원)의 1%도 모금하지 못했다. 티레모의 크라우드펀딩은 오는 9월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0개 펀딩을 진행한 결과 6개 업체가 펀딩을 이뤘다. 현재 4개 펀딩을 진행 중이지만 지난 6월24일 펀딩을 시작한 필링티비의 경우 한 명의 투자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베인스(21%)와 퍼휴먼(4.9%)도 목표금액에 턱없이 부족한 투자금액이 들어온 상태다.
한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모집금액과 건수도 크라우드펀딩 출범 초기보다 주춤한 상황이다.
크라우드펀딩 모집가액은 지난 3월 36억4993만원에서 4월 50억7563만원까지 증가했으나 펀딩성공률이 3월 50%, 4월 61.5%에 그치자 지난 5월에는 20억1631만원, 6월 22억2006만원까지 줄어들었다.
7월의 경우(26일 기준) 모집가액 28억7712만원 중 19억3325만원이 발행됐고 펀딩성공률은 50%였다.
모집건수는 3월 20건, 4월 26건에서 5월 15건, 6월 13건이었으나 이달에는 26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홍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해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현행법상 크라우드펀딩 사업자는 본인이 개설한 홈페이지 이외 매체에서 원칙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홍보를 할 수 없다.
창업 7년 내 중소, 벤처 기업에 최대 200만원, 연간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는 투자한도 제한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초창기인 만큼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만큼 시간을 갖고 다양한 홍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광고 규제가 애매해 펀딩성공 등은 홍보가 가능하지만 모집에 관련해서는 보도자료 배포 등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크라우드펀딩은 실패 시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수익사업으로 보기 보다는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성장시켜 코넥스 상장, 인수합병(M&A) 등을 함께 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회에서도 법 개정 차원의 개선안 마련이 추진되고 있다.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소액투자를 받는 방식이 크라우드펀딩 홍보 가능 항목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