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형 기자 기자 2016.07.26 16:22:47
[프라임경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라 충당금 폭탄을 맞은 NH농협은행이 '빅배스(Big Bath)'를 통한 부실채권 정리 방침을 세운 가운데 빅배스로 인한 '회계절벽' 현상이 투자자 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대손준비금을 자본금으로 인정해달라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앞서 농협금융지주가 부실채권 등 자사손실을 한 번에 터는 빅배스 단행 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쌓는 등 사실상 빅배스에 돌입한 상황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상반기 대손준비금에 올해 하반기 4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 연간 기준 1조7000억원가량의 준비금을 쌓을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빅배스에 따른 회계절벽 현상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세간의 걱정이 크다.
빅배스는 금융기관이 충당금을 쌓아 오랜 기간 누적된 부실을 한 번에 털어내면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회계기법이지만, 회계장부상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회계절벽 현상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회계절벽은 지금까지의 누적 부실이 한 회계연도에 반영됨에 따라 경영상 문제는 없지만 회계장부상에만 적자가 기록되는 것이다. 이 같은 효과는 해당 회사의 주가 하락을 부르고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평가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농협은행 측은 자체사업을 통한 충당금 적립으로 연내 흑자결산이 예상되는 만큼 회계절벽에 따른 투자자 피해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상반기에는 적자 결산이 불가피했지만, 연내 농협은행의 경영 실적은 정상화될 것"이라며 "금융지주 내 타 계열사 수익을 통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배당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농협은행의 핵심 경영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며, 자본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3조원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며, 조선·해운업에대한 익스포저도 약 4조9000억원으로 감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농협은행의 자본금은 약 14조원 수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1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