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취 4년 차인 필자는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낭만 가득한 생활을 꿈꿨습니다. 모두가 꿈꾸는 '자유' '예쁜 방 꾸미기' 등의 로망 말이죠. 그러나 그런 꿈은 잠시, 현재는 공과금부터 냉장고 정리까지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우당탕 한 편의 '생존기'를 찍는 중입니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반말투를 사용한 '자취생존기'는 하루하루 생존 중인 자취인들이 겪는 문제를 짚고 소통하고자 마련했습니다.
드디어 이사를 끝냈어. 이사를 끝내면 개운할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부터 여러 실수를 겪다 보니 진이 빠지는 하루였어. 왜냐고? 보증금 계좌 이체부터 중개수수료 계산까지…그놈의 돈, 돈 때문에 말이야.
우선 아침에 이삿짐을 다 싸고 나홀로 부동산에 계약하러 가는 길에 농협을 갔어. 주말이다 보니 ATM기기에서 가계약비를 제외한 보증금을 1800만원을 뽑으려고 보는데 세상에, 1일 인출 한도가 600만원이라는 거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침착하게 ATM기에 쓰여있는 계좌 이체를 눌렀지만, 1일 이체 한도 200만원이라는 글씨를 보고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지.
폰뱅킹을 실행해봤지만 마찬가지였어. 생각해 보니까, 아주 어릴 때 만들었던 통장이었기 때문에 이체 한도를 크게 적용하지 않았던 것이지.
보통 집 주인에게 남은 보증금을, 중개업자에게 중개수수료를 지불해야 입주가 가능해. 서울과 1시간 정도 걸리는 지방에서 이삿짐이 가득 담긴 용달차와 동생이 곧 오기로 했는데, 그야말로 비상사태였지 뭐야. 공인중개사분께 자문을 구할 수밖에 없었어.
집주인이 오기 전 중개사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는데, 결론은 내 잘못이 맞아. 미리 확인한 뒤 은행에 방문해 OTP를 발급받거나, 돈을 뽑았어야 했어. 평소 그렇게 큰돈을 거래할 일이 없었으니…무지도 죄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건가 봐.

공인중개사가 말한 OTP는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ne Time Password device)의 줄임말이야.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을 이용할 때마다 다른 비밀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치지.
해킹 위험을 줄이고자 만들어진 이 기기는 고액의 이체 한도를 원할 경우 꼭 필요해. 다만 본인이 직접 은행에 가서 신청해야 하는데, 내 경우에는 주말이라 은행에 방문할 수 없는 상태였어.
다행히도 집주인이 너그럽게 이해해준 덕분에 먼저 방에 들어가고 월요일 오전까지 지불하기로 했어. 이제 남은 건 공인중개수수료인데, 사실 공인중개사가 바가지 씌울까 봐 두려워 인터넷 중개수수료 계산기로 미리 검색하고 왔어.
인터넷 중개수수료 계산기를 사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내가 사는 곳이 '주택'인지 '주거용 오피스텔'인지, 월세·전세인지 체크한 뒤 보증금과 월세를 쓰고 계산하기를 누르면 돼. 그럼 각각 0.5% 0.4%의 수수료가 계산돼 복비의 최대 상한선을 알려주지.
간혹 복비를 0.9%로 계산해서 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일이 많이들 발생하는데, 실제 주택으로 사용되는 상당수 원룸이 법적으로 상가용 '근린생활시설'로 건축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야. 보통 원룸으로 사용하는 근리생활주택의 방을 살펴보면 일부는 주택, 일부는 다른 상가나 사무실로 등록됐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근린생활시설 중개수수료율인 0.9%를 적용해 많은 복비를 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해.
하지만 이를 막을 방법은 아직 없어. 현행법상 중개수수료율은 건축물 대장상 용도에 따라 부과하게 됐기 때문이야. 현재로써는 중개인과 복비를 잘 협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야.
근린생활주택에 살아도 문제는 없냐고? 적어도 우리는 괜찮아. 건축물관리대장 적힌 내 방이 주거용으로 설비됐다고 나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돼.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주택 인도나 주민등록을 마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경매 시 우선순위로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어.
아, 한 가지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말이야.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중개수수료 역시 현금영수증이 발급돼. 이는 손님 요구와 상관없이 중개수수료 10만원 이상 거래 시 현금영수증 발급이 의무화됐기 때문이지.
만약 중개인이 이를 거부할 경우 거래일로부터 5년 이내 국세청 홈페이지에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를 할 수 있어. 꼼꼼히 따져서 우리 모두 현명한 자취인이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