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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착한기업 쥬씨 도 넘은 '소비자 우롱'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7.21 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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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500호점을 돌파, 저가 생과일주스전문점 1위로 우뚝 선 쥬씨(JUICY)가 계속된 논란에 시달리며 뭇매를 맞고 있다.

단돈 1000원부터 3000원대 선에서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쥬씨.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하고 맛있는 생과일주스를 마실 수 있다며 이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돌아온 보답은 '불신'과 '의혹'이었다.

19일 쥬씨가 지난달까지 음료에 식품첨가물 MSG(Monosodium Glutamate)를 첨가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불과 한 달 전 '1ℓ 용량'으로 물의를 빚었던 쥬씨는 이로써 '양도 많고 탈도 많은'이라는 꽤 멋진 타이틀을 달게 됐다. 

뿐만 아니다. '국내 최고 생과일주스 브랜드'를 내건 쥬씨는 사실 △딸기 △블루베리 △망고 등 일부 과일을 생과일이 아닌 냉동과일로 대체하고 있다. 최근 쏟아지는 의혹과 지적에 뒤늦게 홈페이지에 이를 표기했지만, 이 사실을 인지한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쥬씨가 손가락질 받는 이유는 자명하다. 쥬씨는 착한기업 이미지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기만해왔기 때문이다. 

용량을 허위 표기해 과장광고를 한 점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가성비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용량을 속여서'가 중점이었다. 600㎖든 1ℓ든 쥬씨가 타사 대비 값싸고 양 많은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에 더해 쥬씨는 생과일주스에 단맛을 위해 쥬씨믹스라는 첨가물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MSG가 함유돼 있었다. MSG는 '향미증진제'로 사용되며 단백질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Glutamic)에 나트륨을 결합한 인공조미료를 말한다. 

MSG를 첨가하지 않았다며 취재진의 연락을 회피했던 쥬시 측은 결국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인정하면서도 구차한 변명을 함께 늘어놓았다.

'쥬씨믹스'라는 제품에는 설탕과 소금, MSG가 포함돼 몇 달간 납품됐었지만, MSG 포함 함량은 불과 0.05%였다. 이는 우리가 매일 사 먹는 김치찌개의 1/100도 되지 않는 양'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당 논란'이 일었을 때는 과일에 포함된 당류량을, 'MSG 논란'에는 김치찌개에 비유하는 모습이 사뭇 꼴사납기까지 하다.

쥬씨는 일견 '떳떳한' 태도를 취한다. 이처럼 떳떳하다면 왜 다른 첨가물질로 대체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쥬씨 주스는 최대한의 과일로만 맛을 내는 주스이므로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마지막 문구가 맴돈다. 모든 걸 알고서도 쥬씨 음료를 먹을 소비자는 물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알고서 등 돌리는 소비자가 더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알면서도 이를 공개하고 시정하겠다는 진심 섞인 사과와 실행보다는 들킬 때까지 '꽁꽁' 감추려 했던 태도가 아쉽다. 단숨에 불어난 탓일까, 미흡한 가맹점 관리를 비롯해 미흡한 사후 대처 등 쥬씨는 앞으로도 더욱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급격하게 쌓아 올렸다지만,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을 만큼 탄탄할 줄로만 알았던 성벽이 쉽게 허물어진 모양새다.

지금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때에 따라 언제든지 역린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