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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니켈정수기' 은폐 뒤 '신규 전환 독려'…왜?

2013년 이래 영업성과 오히려 부메랑, 최근 렌탈 증가세 둔화 방어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7.21 14: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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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생활제품 렌탈전문기업 코웨이가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문제 수습 뒤 기존 고객에게 단순해지 대신 신제품 정수기로의 '신규 가입'을 독려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웨이는 최근 얼음정수기 3종에서 니켈 가루가 검출된 점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따른 여론 악화를 무마하기 위해 문제 제품 물량 전부 수거 및 폐기를 선언하고, 문제기간의 렌탈비용을 반환에 나섰다.

한편 계약을 해지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위약금 없이 해지처리를 해주겠다고 밝히는 등 소비자 다독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자세한 사항은 일선 코디들을 통해 개별접촉, 방법을 안내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발빠른 대처와 책임감있는 자세라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동시에 다른 기계로의 교체나 신규 계약(새 계정 생성)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코웨이는 사과와 수거 및 폐기, 환불 공지를 회사 측에서 대대적으로 내건 직후부터 일선 코디 인력이나 유력 인터넷 카페 등을 기반으로 코웨이 제품 판매/렌탈 등에 나섰던 판매인들은 사과와 함께 신규 계약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21일 본지가 회사 대표번호를 통해 상담원과 연결해 교체/신규 계약 형식으로의 갈아타기를 문의한 결과, 이들이 거론하는 바와 같아 개별 모집인이나 일선 판단이 아닌 회사 공식 정책에 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단순히 사고 기종에서 다른 기기로 교환(잔여 렌탈 기간이 남은 동안)하는 경우, 3개월 렌탈료 지원을 단행하며 새롭게 신규 계약(계정을 새로 생성)하는 경우 5개월 렌탈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마이한뼘 정수기의 경우 위의 두 경우에 각 4개월, 6개월 지원 혜택).

코웨이는 그간 렌탈 해지로 입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현재 코웨이 실적을 보면 1분기 해약률은 1.00%를 기록했으며, 렌탈자산폐기손실은 97억원에 달한다. 이에 렌탈자산폐기손실 비율은 전년동기 2.73% 및 전분기 2.58% 대비 하락한 것으로 알려진다.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렌탈자산폐기손실 비율은 곧 코웨이의 의무약정기간 도래 이후의 해약에 따른 효율성 증대로 이해된다"는 게 증권가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번에 니켈 문제로 공든 탑이 무너질 상황에 처한 셈이다.

다만, 코웨이는 정수기를 자체 생산한다. 이에 따라 예를 들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매트리스 렌탈 사업 대비,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때 받는 부담에 대비해서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다른 회사와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매트리스를 들여와 렌탈에 나섰다 해지를 당하는 경우보다는, 일종의 경제적 타격의 완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

따라서 타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신규 계약을 적극적으로 따내는 방식으로 문제 돌려막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사정은 녹록치 않다. 현재 렌탈 가입자 증감 자료를 보면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앞으로 온전한 신규 개척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3년여전부터 지난해까지 렌탈 유치 증가율이 가파르게 올랐다 현재 감소하는 추세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수기는 형식상 5년 예약이라고 해도 위약금 문제를 생각할 때 보통 3년을 렌탈 의무 약정 기한으로 보기 때문에 2013년 이후에 애써 늘려온 렌탈 수요 중 생각보다 빨리 폐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얼음정수기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냐가 관건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웨이가 당초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설치된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문제가 처음 나타났지만 쉬쉬하며 처리를 한 점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3년 이내 폐기라는 부담이 커서 자발적 리콜 등을 단행하기에는 애로사항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가 해당 기간에 적극적으로 얼음정수기들을 '밀면서' 위와 같은 렌탈 증가율 중 상당 부분을 도모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코웨이로서는 문제 해법으로 전혀 미지의 새 고객을 잡기보다는, 니켈 문제로 인식이 나빠진 고객을 상대로 '미워도 다시 한 번'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일부나마 손실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은 면전에서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또 렌탈료를 몇달 빼주더라도 일거양득인 대책이 타제품으로의 교체 혹은 신규 계정으로의 가입 유도인 것이다.  

실제로 정수기를 자체적으로 생각하는 이점과 얼음정수기 피해 고객이 새 기계로의 단순 교체 혹은 아예 새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어우러지는 경우의 효과를 생각해 보면 더욱 자명하다.

해당 얼음정수기를 폐기하는 비용은 불가피하지만, 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정수기 기계를 스스로 팔고 매입함으로써 코웨이는 회사에 활력을 더하게 된다. 단순한 침체보다는 나은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