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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의 글쓰는 삶-9] 성공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

이은대 작가 기자  2016.07.20 1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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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책을 내고, 강연을 하게 되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질문과 함께 상담을 청해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경우를 차지하는 것이 사업에 관한 내용이다.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글쓰기 혹은 책쓰기, 아니면 마음가짐에 대한 질문과 상담이 많을 줄 알았다. 내가 출간한 두 권의 책과 관련된 내용으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게 될 줄 알았는데, 엉뚱하게도 쫄딱 망한 사람한테 사업에 대해 묻는 이들이 참 많다.

아마도 나의 실패를 거울삼아 같은 오류를 피하고자 하는 의도인 듯하다. 어찌 되었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 일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성공에 이르지 못한 내가 성공 운운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최소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몇 해 전, 처절하게 실패를 경험했을 때 내가 가졌던 모든 것들은 바로 '버려야 할 것'들이기 때문이다. 짧은 지면에서 모든 요인을 다루기는 어려울 듯해 큼지막한 덩어리만 소개하고자 한다.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욕심이다. 이 부분을 설명할 때마다 참 갑갑해진다. 아이러니한 내용이다.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성공이란 흔히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로운 지위에 오르거나 그 외에도 스스로 바라는 바를 이뤄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을 말한다.

결국 뭔가를 손에 쥐어야 한다는 뜻인데, 나는 지금 손에서 놓으라 말하고 있으니 듣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10억을 벌겠다'라고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다. 이것은 목표이자 소망이다. 그런데, 10억을 벌기 위해서는 전략과 행동이 필요하다. 여기서 두 가지의 욕심이 발생한다.

첫째, 아무런 전략과 행동 없이 하늘만 쳐다보며 10억을 바라는 마음이 욕심이다.

둘째, 10억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욕심이다. 타인에게 해를 가하거나, 옳지 않은 방법으로도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생각이 바로 욕심이다.

제대로 된 전략과 근면한 행동을 바탕으로 한 목표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 어쩌면 너무나 단순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지 못해 자신의 성공을 실패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또 버려야 할 것은 대책없는 낙관이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절대긍정의 사고방식을 지니고 살아왔다. 덕분에 위기를 극복한 적도 많았고, 인간관계도 썩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절대긍정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경험하지 못한 쓰나미가 닥쳤을 때 자칫 대책 없는 낙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될 거야'라는 마음을 절대긍정으로 오해하며 살아가고 있다. '잘 될 거야'라는 말은 희망이며, 낙관주의에 가깝다. 굳이 절대긍정으로 바꾸려면 '딱 내가 노력한 만큼 잘 될 거야'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시험을 치기 전, 학생들은 이미 자신의 성적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공부를 제대로 했으면 성적도 제대로 나올 것이고, 공부를 게을리했으면 성적도 기대할 수 없다.

실컷 놀았으면서도 아니면 책만 펴놓고 딴 생각에 빠졌었으면서도 '성적이 잘 나올거야'라고 믿는 것은 긍정이 아니라 대책 없는 낙관이다. 한두 번은 모르겠지만, 인생을 망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최소한 나는 그랬다.

사업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 혹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 두 가지를 버려야 한다고 맹렬하게 설명한다. 끼리끼리 논다고 했던가. 내 주위에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꽤 많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욕심과 대책없는 낙관이 실패의 주요 원인임을 알 수가 있다. 아마도 이 두 가지 암덩어리를 떼어내기만 한다면, 성공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최고다 내 인생> 등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