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영웅과 사랑, 서민의 노래(귀족 풍자), 예술과 대중의 조화…. 11세기부터 이어진 프랑스 대중음악 '샹송'의 변천사입니다. 이처럼 음악은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때로는 표현의 자유와 사회비판적 목소리를 투영하기 위한 도구로도 쓰입니다. 'M&M(뮤직 앤 맥거핀)'에서는 음악 안에 숨은 메타포(metaphor)와 그 속에 녹은 최근 경제 및 사회 이슈를 읊조립니다.
「M&M」 첫 곡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라고 불리는 영상을 가진 곡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바로 영국 록 그룹 퀸(Queen)의 네 번째 앨범 'A Night At The Opera(1975년)'에 실린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입니다.
이 곡은 최초의 뮤직비디오 외에도 많은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요. 먼저 노래 한 곡 안에 아카펠라, 오페라, 하드록 등 다양한 장르를 집대성한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보컬로 칭송받는 아울러 1991년 사망 전까지 공식적인 바이섹슈얼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기도 하죠.

여기에는 남다른 사연도 있습니다. 머큐리가 쓴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는 곡의 장르만큼 애매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어 다양한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현실인가? 아니면 환상인가. 흙더미에 갇혀 현실을 벗어날 수 없어. 눈을 떠 하늘을 들여다 봐. 난 불쌍한 소년일 뿐이야. 동정은 필요 없어. 왜냐면 난 쉽게 살다 쉽게 죽는 그저 그런 삶을 사니까. 어쨌든 바람은 불지 내게는 전혀 관계없이...
곡의 초입 부분인데요. 불쌍한 한 소년의 독백인 듯 서정적인 가사는 곧이어 Mama, just killed a man(엄마, 사람을 죽였어요)라는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이 곡은 비정한 아버지를 죽인 어린 사형수의 고백이나 유서 정도의 의미로 해석됐었습니다.
그러나 보헤미안 랩소디 발표 후 얼마 뒤 머큐리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하자 다시 새로운 해석들이 쏟아집니다. 동성애와 양성애 사이의 갈등이라는 내용으로 말이죠.
실제로 4집 앨범 'A Night At The Opera'를 공개하기 5년 전인 1970년부터 매리 오스틴이란 여성과 연애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여러 남성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었죠.
가사 중 총알에 맞아 죽은 남자는 과거 이성애자로 오스틴을 사랑했던 '머큐리' 자신이고, 아무 일 없던 듯이 살아가세요(Carry on. As if nothing really maatters)라는 부탁을 받은 엄마(mama)는 '오스틴'이라는 해석입니다.새 삶을 선택하기 위해 머큐리가 버린 것은 그와의 소중한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곡은 머큐리의 커밍아웃을 암시한 곡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퀸은 1991년 프레디 머큐리의 사후 공식적인 커밍아웃을 했지만 대중들의 비난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리마스터 앨범이 쏟아졌고, 머큐리의 추모공연은 엄청난 스케일로 치러지기도 했죠.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동성애 혐오'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까지 불거지고 있는데요. 애플의 CEO 팀 쿡, 할리우드 배우 엘렌 페이지, 영화감독 김조광수 등 수많은 성소수자 셀럽들 역시 때아닌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동성애는 음란하다거나 종교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죠. 성소수자들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대학가에 '성소수자 입학 환영' 현수막이 훼손되고, 동성애를 차이가 아닌 차별로 매도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집회까지 벌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현재 퀴어문화축제 같은 동성애 축제는 세계적으로 열리며, 지난해 6월 갤럽 조사에서는 동성혼 권리에 찬성하는 응답이 60%에 육박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동성애를 하나의 문화적 차이라고 점차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동성애자 뮤지션이 아닌 '세계 최고의 보컬'로 기억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포용력을 발휘해 사회 다양성을 위지하기 위한 공존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