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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의 거래소] 추억의 '빨간 돼지저금통' 사라질까?

이지숙 기자 기자  2016.07.20 15: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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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어린 시절 빨간 돼지저금통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며 저축의 즐거움을 느꼈던 적이 있으시죠? 500원이면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랠 수 있던 어린 그때, 동전은 소중한 화폐였는데요. 최근에는 카드 사용이 늘며 들고 다니기 불편한 화폐가 돼버렸습니다. '과에서 찾은 미리(이하 거래소)'에서는 지역, 제품, 인물 등의 과거와 다른 현재 모습을 비교하고 향후 모습을 예측하려 합니다.
 
서울 종로구에 자리 잡고 있는 오랜 전통의 재래시장인 통인시장. 저렴한 가격과 시장 상인들의 훈훈한 인심이 있던 이 곳은 2012년 기발한 기획안을 통해 '관광명소'로 거듭났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엽전'인데요. 2012년 서울시와 시장 상인들이 기획한 '엽전 도시락'은 통인시장에서만 쓸 수 있는 엽전(개당 500)을 구매한 뒤 여러 음식점을 돌며 먹고 싶은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맛보는 방식입니다.

구매는 현금과 엽전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요. 기름떡볶이와 효자김밥 등 이색 메뉴를 골고루 맛볼 수 있고 옛 화폐인 옆전을 사용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네요.

엽전은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조선통보, 상평통보 등에서 유래됐습니다. 엽전의 형틀을 만들 때 서로 연결되도록 골을 팜으로써 쇳물을 부으면 한꺼번에 여러 개가 주조됐다고 하는데요. 이 때 모습이 마치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이후 현재의 모습과 유사한 동전이 만들어진 것은 조선 고종 때인 1992년 '대동은전'이며 '한국은행권'이 최초 발행된 것은 6·25 전쟁 중이던 1950년입니다. 이후 1970년대에 들어선 뒤 현재 화폐의 액면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하데요.

최근에는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가 늘며 동전과 지폐가 점점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갑 없이 휴대폰과 카드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바로 '현금 없는 사회'가 성큼 다가온 것이죠.

신용카드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할부 등을 사용하기 위해 카드를 사용했다면 이제 경조사비나 대리운전 등 꼭 현금이 필요할 때가 아니면 카드 결제가 대부분입니다.

소액결제도 당연히 늘고 있는데요. NH농협카드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체크카드 승인실적을 보면 5만원 미만의 소액결제가 전체 승인건수의 90.3%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1만원 이하 결제가 49.5% 달했고, 10만원 이상 결제한 비율은 3.5%에 그쳤습니다.

이전에는 편의점에서 1000원, 2000원어치의 소액을 카드로 결제할 때 미안한 마음에 주저했지만 최근에는 카드 결제가 당연한 모습이 된 것이죠. 택시의 경우에도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은 택시를 찾는 것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최근에는 카드 결제를 넘어 모바일 결제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삼성페이'를 선두로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가 늘어나며 스마트폰만 있으면 신용카드도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인데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낼 필요없이 스마트폰 터치 몇번 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이 같은 간편결제의 확대로 시장에서는 선두를 잡으려는 '00페이'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결제수단의 변화에 맞춰 한국은행도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전 사용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는 동시에 동전 발행 비용에 쓰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인데요.

이를 위해 금융기관, 전문 IT업체 등과 공동연구그룹을 구성해 올해 중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추진은 2020년쯤이 될 거라고 하네요.

옆전에서 동전과 지폐로, 또 신용카드와 모바일로 옮겨가는 결제수단이 이후 '동전 없는 사회'를 넘어 '현금 없는 사회'까지 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