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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까지 형성...백화점 새 트렌드 '출장세일'

기존 세일 판매유발효과 한계 와중 새 카드로 떠올라

임혜현 기자 기자  2016.07.19 17: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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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백화점 업계가 찾아가는 세일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장기화된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기 어려운 만큼 건물에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외출을 시도하는 셈이다. 일명 '출장세일'이다.

현대백화점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대규모 출장판매 행사 '더 블랙 위크'를 14일부터 17일까지 열었다. 25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400억원 물량의 이월상품을 최대 8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대형 행사였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21일과 22일 서울 리츠칼튼호텔 지하 2층 그랜드볼룸에서 '해외상품대전'을 전개한다고 선언했다. 지난해부터 시도된 이런 출장세일이 하나의 새 트렌드로 정착한 상황에 관심이 모인다.

◆정기세일 기간과 겹쳐도 과감한 출장으로 '쌍끌이효과' 시도

출장세일이 새로운 격돌 무대로 채택된 데에는 정기세일 효과가 반감되는 데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주요 백화점의 여름 정기세일 상황을 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여름 정기세일 기간(6월30일~7월17일) 기존점 매출은 전년대비 4.5% 신장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현대백화점의 올해 여름 정기 세일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3.1%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만 여름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이 같은 기간 12.3%로 두자릿수였다.

업체 간 차이는 있으나 정기세일 효과가 둔화되는 상황은 분명해 보인다. 7%선을 달성해야 세일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이런 사정은 이미 불경기 상황에서 그간 충분히 예측가능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출장세일을 여름 세일기간과 겹치는 때로 잡아 실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출장세일은 다른 세일기간을 피해 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틀마저 깨려는 시도가 단행된 것이다.

출장세일의 선구자는 롯데백화점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4월 2차례에 걸쳐 6일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블랙쇼핑데이'를 열었던 것에서 본격적인 출장세일의 역사 기점을 잡아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이전에도 서울시내 중심가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재고 소진 행사를 연 적은 있다. 그러나 이를 지긤의 출장세일로 보기는 어렵다. 롯데호텔보다 세택 전시장의 규모가 3배 넓어지면서 행사 참가업체 수나 상품 구색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새로운 장르로 호평을 받게 된 것이다.

◆장소 한계 벗어던지고 새 시도 많이 넣는 게 매력

출장세일만의 특이점을 자산 삼아 협력업체 역시 돈독한 유대관계와 위상을 확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반 세일 행사엔 입점할 수 없었던 부산어묵의 원조 '삼진어묵'은 출장세일에 든든한 우군으로 활약했다. 이렇게 호평을 얻으면서 롯데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열기에 이르렀다.

현대백화점도 이번 출장세일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여름 수영복부터 겨울 모피상품까지 계절을 뛰어넘는 제품 판매를 시도한 게 좋은 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출장세일의 경우 이것을 특별히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행사를 찾는 경우 잘 활용하면 '득템'할 수 있다고 매력을 풀이했다. 현대백화점이 출장세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반적인 세일 대비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쓴 것을 방증하는 소개인 셈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이렇게 출장세일의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불황을 뚫는 주요 무기로 널리 활용할 태세다. 출장세일을 지방까지 적용한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센텀시티점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벡스코에서 출장세일을 마련한다.

한편 지역 행사로까지 확장되는 것은 물론 명품을 비롯해 다양한 물품 영역으로 확장일로에 있는 출장세일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소비 여력을 모두 빨아들여 그렇잖아도 어려운 지역 소상공인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는 블랙홀을 만든 게 아니냐는 것.

이에 따라 출장세일이 확장을 거듭하는 와중에 식상한 기존 세일 중 하나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자는 주문도 나온다. 처음 열광하는 고객층을 만들었던 특별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윈-윈 문제'를 연구해야 한다는 요청인 셈이다.